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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사진일기1489

20200303 - 휴업 9일째 모든 게 정지했다. 미래소설이나 재난영화 같은 데서 나오는 상황이 현실이 되고 보니 정말 무섭다. 아직도 뭘 해야 할지 어떻게 해야할지 가늠이 되질 않는다. 앞이 보이질 않는다. 길엔 사람이 없다. 어쩌다 마스크 쓰고 종종걸음으로 빠르게 지나치는 사람들뿐. 가까운 곳에서 확진자가 나오다 보니 자주 가는 곳과 동선이 겹친다, 당분간 단골집도 바라보기만 할 것. 이번에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 19. 뾰족한 수도 없이 집에 갇혀서 이 상황이 어서 지나가기만을 기다리는 걸 보면서 인간이 얼마나 미약한 존재인지 다시 한번 느끼게 됐다. 우리가 계속 자연을 파괴하고 재물만을 탐하는 어리석은 자세를 바꾸지 않으면 앞으로 이런 바이러스들은 더 심하게 더 자주 우리를 괴롭힐 것 같다. '여기서 방 하나를 얻어서 생활하려.. 2020. 3. 4.
20200302 - 휴업 8일째 빨래 널은 건조대를 등지고 앉아있자니 습기가 스멀스멀 나오면서 등이 시리다. 아침 청소하면서 꺼두었던 보일러를 22도에 맞추고 토닥토닥 글을 쓰다가 악보 만들다가. 사진 찍다가, 사람들 어찌 살고 있나 웹사이트도 들락날락하다가, 결국 붙들고 늘어진 게 구글 포토에 PC에 있는 사진 백업하기. 아침에 분명히 오늘은 이 걸 꼭 해야지 다짐하고 메모까지 해놓았는데 자정이 가까운 지금까지도 일기를 쓰고 있으니 나도 이제 별 수 없는 건가? 생각이 든다. 집중력이 떨어졌다는 거지. 슬프다. 이렇게 굳은 의지를 가진 것처럼 보이는 인간이었는데... 오늘도 점심때 밥통의 밥을 다 먹어치웠다는 핑계를 대고 결국... 못 참고 교동짬뽕에 군만두에 빨간 소주 1병 마시고 왔다. 너무 많이 먹었징? 2020. 3. 2.
20200301 - 휴업 7일째 엇! 배가 나오기 시작했네. 겨우 일주일 쉬었을 뿐인데... 매일 서서 일하다 앉아만 있으니 바로 스타일이 구겨지는구나. 씻기도 싫고 해서 잠옷 입고 몇 시간째 글 쓰고 있는 중. 아침엔 해가 잠깐 나길래 그림 그리기 도구를 챙겨서 분당천 주변에 가볼까 생각했지만 곧 하늘이 흐려져서 그만 두었다. 하늘에 오르신 유관순 누나가 아직도 슬퍼하고 계실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언제쯤 이 나라 국민은 제정신으로 힘 합쳐 앞으로 나아갈까? 이 일기 다 쓰고 나서 좀 씻고 책 읽을까 기타 연습할까 망설이고 있다. 모두 사람 만나는 걸 꺼리니 연락하는 것도 폐가 되네. 앞으로 다 읽은 책은 근처 도서관에 가져다 드려야겠다. 어차피 인명은 재천이라 아무리 애써도 사람은 이승에 목숨을 붙들어 놓을 수 없다. 영생불.. 2020. 3. 1.
20200229 - 휴업 6일째 토요일은 자전거 타는 날이다.성남 비행장까지 왕복 40킬로미터 조금 넘는다.날씬해 보이는 타이스를 입은 사람들보다 훨씬 천천히조금 빨리 달리는 사람 정도의 속도로 페달을 밟는다. 접촉을 피해서 집에 있던 사람들이 천변 도로에 가득하다.천천히 걸으며 햇살을 즐기는 게 우울증 예방에 도움이 될 거야.종일 갇혀있던 강아지에게도. 쓰레기를 담는 자루가 눈앞에 있어도 바닥에 버리고 가는 사람의 심보는언제부터 어디서부터 비틀어지기 시작했을까?만약 그 버릇이 부모나 사회의 선배들이 지적하지 않아서 생긴 것이라면우리 사회는 바른 것을 기본으로 삼는 인간 본연의 심성에서 상당히 멀리 와버린 것일 게다. 이제 네가 내 눈앞에서 쓰러져도 나는 앞만 보고 갈 거거든.이렇게 말이다. 외로움이 우울증으로 변하기 전에 얼른 생활을.. 2020.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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