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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사진일기1489

20130805 새벽에 비가 오시면 반쯤 깬 귀를 빗소리에 집중하고 한 시간가량 선선함을 즐깁니다. 그동안 몸도 서서히 컨디션을 찾지요. 더위에 지쳐 모든 게 짜증이 날 지경이 되면 이렇게 비를 뿌려주시니 어찌 고맙지 아니하겠습니까? 모든 문을 닫고 창문도 실바람에 흔들리지 않도록 꽉 고정하고 종일 녹음을 하고 나면 온몸의 진이 빠져 녹음할 때 유일하게 입고 있는 팬티에서 고약한 냄새가 납니다. 구린내로 덮인 몸을 정화할 땐 알콜이 최고입니다. 한잔하면서 천정을 올려다보다 이상한 걸 발견했습니다. 만유인력을 무시하고 옆으로 곡선을 그리며 유연하게 떠 있는 형광등줄. 어찌 이런 일이? 이 작품을 만든 건 저와 동업하며 살아가는 거미였습니다. 녹음할 때 파리 붙는 게 싫어서 벌레가 들어오는 걸 철저히 막기 때문에 판매장 안.. 2013. 8. 6.
20130804 어제 요술배 형(화가 유승배)이 내려오셨습니다. 항상 손님이 드시는 메뉴인 허브 소금 뿌린 삼겹살로 만찬을 하시고 판매장에서 함께 잠들었습니다. 아침에 해장국을 대접하고 싶었으나 이 불볕더위에 국물을 끓인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죄악이므로 일로시장 백반집으로 갔습니다. 흐흐...일찍 왔으니 신선한 찌개가 나오겠지...이런 흑심이 있었습니다. 요술배 형님은 스무 가지가 넘는 반찬을 일일이 다 맛보시고 감격에 겨워 밥을 한 공기 더 시켜 꾹꾹 눌러 담은 다음 함께 회산 연꽃 방죽으로 산보를 갔습니다. 공연장 가운데가 가장 시원하더군요. 시간이 없어서 오늘 올라가셔야 하므로 시내 '행복이~' 카페 문 앞까지만 구경시켜드리고 목포역에 내려드렸습니다. 선물로 '나미야 잡화점~'을 드렸으니 차 안에서 즐거운 마음으로.. 2013. 8. 4.
20130803 왜 우리 집 나팔꽃은 줄기만 신 나게 뻗어 갈까요? 꽃은 통틀어 다섯 송이 정도밖에 못 보았습니다. 지붕으로 타고 오른 줄기가 신이 나 있는 건 분명한데 본래의 사명을 잊고 있으니 통탄할 노릇입니다. 피망요리 3탄. 식욕이 없기에 국수를 삶았습니다. 처음엔 항상 먹는 식으로 간장과 설탕만 넣고 비비려고 했는데 냉장고에서 피망을 발견하고 마음이 바뀌었습니다. 채소 고명을 얹기로. 간장, 설탕을 넣고 채소를 얹은 첫 번 째 국수. 양파를 넣지 않았으면 좋았을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추장과 국시장국, 고춧가루를 넣고 비빈 두 번 째 국수입니다. 이 국수가 채소와는 잘 어울렸습니다. 약간 불은 국수 다 먹다 보니 슬픔이 조금 밀려왔습니다. 오늘의 뮤비... Michel Polnareff - 'Qui A Tu.. 2013. 8. 4.
20130802 작년에 담은 피클이 아직 남았으므로 올해는 피클을 담지 않습니다. 오이는 자라는 대로 이웃과 나누고 고춧대에 붙은 노린재만 잡아줍니다. 여름이 무르익자 어느 날부터 절로 붉어지더니 이제 농염한 색으로 변하네요. 밥 위에 어제 만든 모둠 채소 볶음과 케첩과 마요네즈 뿌린 오이 치즈를 올린 달걀부침을 올렸습니다. 훌륭한 안주 겸 식사가 되었습니다. 오늘의 뮤비... Michel Polnareff - 'Love Me, Please Love Me' 2013.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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