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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500

20140802 평상에 누워 은은한 달빛을 즐긴 지 꽤 오래되었다. 모깃불 연기 식후에 먹은 수박껍질 냄새 평상을 때리는 파리채 소리 일찍 나온 가을벌레 소리 여러 곳에서 모인 추억이 한군데 고여있다. 멀리 대청 가운데 놓인 TV에선 연속극이 흐르고 귀 어두우신 할머니 가물가물한 눈으로 졸음 쫓으신다. 얇은 이불 내다 덮고 꿀잠에 빠졌다 일어나면 어느새 방송도 끝나서 치이익~소리만 가늘게 들리는데 가끔 그 소리 너머로 동네 개 짖는 소리 들려온다. 15일 무안에 휴가차 내려가도 편히 지내긴 글렀다. 남은 살림이 변변치 않아 밥 해먹기도 어려우니까. 아직 모기와 지네는 건강하게 남아있겠지? 2014. 8. 2.
20140801 국민학교-중학교-고등학교 시절엔 여기저기 떠돌며 살았다. 연고가 있던 수락산 밑에선 꽤 오래 살았고 치마바위 자락에서 기타쟁이가 되려는 꿈을 키웠다. 행정구역상 서울이었어도 유일하게 내가 살던 곳만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서 석유등잔불 밑에서 노래책을 넘기며 기타 연습을 했다. 여름방학이면 돈을 추렴하여 강으로 바다로 놀러 갔다. 쌀 두 공기 * 머물 날 수로 각자 쌀을 준비하고 점심은 삼양라면 저녁은 오뚜기 카레나 펭귄 꽁치통조림 넣은 고추장찌개 아침은 남은 찌개에 적당히 비벼서... 석유 버너에 밥을 올려 알콜 버너로 뜸들이는 기술 낮엔 낚시로 밤엔 캠프파이어로 여름을 보내곤 했다. 출근길 바닷가에서 보던 구름이 떠 있기에 잠시 옛 추억에 젖는다. 15일-17일 여름휴가로 잡은 날이다. 매년 사람들이 사.. 2014. 8. 1.
20140729 지키지 못할 약속을 밥 먹듯 남발하는 버릇은 언제부터 생겼을까? 신뢰라는 바탕이 사라지고 수박 겉핥는 말의 잔치에 공허함만... 싸가지 없던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 아이들을 가르친다. 현장상황... 어떻게 될지 불 보듯 뻔한 일 아닌가? 그러기에 따뜻한 격려와 따끔한 매가 동시에 필요한 것 아닌가? 이제 후회해도 늦었어. 쉽게 번 돈으로 우월감을 살 수는 있어도 존경심은 사지 못하네. 가게를 닫는 일이 생기더라도 싸가지 없는 사람은 남녀노소 묻지 않고 출입불가! 묵묵히 꽃을 피우는 향기로운 사람들이 있기에 여태까지 살아온 건데... 이대로 약육강식의 시대가 지속되어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다면 결국 공룡시대처럼 막을 내릴지도... 2014. 7. 29.
20140624 한 번 사고가 난 곳은 뭔가 문제가 있는 곳이에요. 두 차선을 빠른 속도로 달려온 운전자가 길이 하나로 합쳐지는 걸 발견하면 이미 때는 늦지요. 세상은 좁기에 항상 조심해야 해요. 누가 누군지 모르기 때문이죠. 오늘 아침 전철에서 내 옆에 앉은 아가씨! 그렇게 다리를 죽 펴고 앉으면 어떻게 해요? 아침부터 각선미 자랑할 일도 없잖아요. 사람들이 비켜서 지나가는 것 정말 눈치 채지 못했나요? 새어 나오는 통화 내용을 들으니 어디 면접이나 일하러 가는 첫날 같던데요... 제가 그 회사 대표라면 어떻게 할 뻔했어요? 난 아가씨에게 세상 살아가는 싸가지를 가르치지 않은 누군가가 원망스럽더라고요. 한술 더 떠서... 아가씨 바로 맞은편에 앉은 아주머니도 다리를 죽 펴고 계시더군요. 아예 두 분 다 바닥에 드러누워.. 2014. 6.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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