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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02 저녁 7시, 드디어 다 깠다! 느낌표를 꼭 찍어야 하는 작업이었다. 외로웠다. 오만 가지 생각이 스치고 지나갔다. 여럿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까면 좀 나을 수도 있었겠지. 먹거리를 위한 작은 노동... 좋은 체험이었다. 늦었지만 장아찌 병을 사러 나갔다. 수고한 내게 줄 선물은 작은 피자 한 판. 올빼미 님의 처방인 간장 2, 소주 1, 설탕 1, 식초 1의 비율로 장을 달이다가 내가 좋아하는 맛으로 바꿨다. 피클을 여러 번 담다 보니 이젠 혀끝에 나만의 감각이 생겼다. 피클들이 잘 익으면 작고 예쁜 병을 구해서 노란 라벨을 붙이고 검은 글씨로 쓰자. "Taste Of Love" "Taste Of Chucky" "Sweat Of Gomuband" ... 2013년 1월 초 고무밴드 음악회에서 공개할.. 2012. 9. 3.
20120901 압해도의 성호가 말하길... "마늘은 열이 많아 서로 붙어있으면 쉬 상하니 분리하여 잘 말리도록 하시오." 어제저녁, 세 군데로 나눠놓았던 통마늘 중 가장 많은 것을 물에 담갔다. 20시간 정도를 기다렸다 까기 시작했다. 가끔 상한 것도 나타나서 코를 마비시킨다. 오늘은 조금만 까고 냉동한 삼겹살 해치웠다. 오늘의 뮤비... Stevie Wonder - "Isn't She Lovely" 2012. 9. 3.
20120831 푸르고 당당하던 옥수수잎도 바람엔 속수무책이었나 보다. 찢기고 꼬여 제 몸을 감고 말라간다. 아직 열매는 알이 굵지도 않았는데... 내가 사는 집은 흙과 짚을 이겨 붙인 흙집이다. 이번 비바람에 속이 드러난 부분을 자세히 보니 작은 조개껍데기가 군데군데 붙어있었다. 집을 지을 때 바다 근처의 흙을 파왔거나 조개무덤이 있던 곳의 흙을 썼나 보다. 더 자세히 보면 소라껍데기도 있을지 모른다. 주영미님이 보내주신 블라인드를 설치했다. 교묘히 두 개를 겹쳐 달았다. 이제 판매장은 분위기 있는 카페가 되었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통조림 꽁치를 초간장에 찍어 김에 싸 먹는다. 반찬 없을 때 주로 쓰는 방법인데... 오늘은 와사비를 개지 않고 그냥 먹다 후회 많이 했다. 비린내가 가시지 않았기 때문. 일정이가 가져.. 2012. 9. 1.
20120830 비가 계속 오시고 바람도 부시고 하늘의 처분을 기다리는 사람은 별로 할 일이 없어서 곰플레이어 무료영화를 계속 봅니다. 어제는 '코러스' 음악영화는 언제 보아도 좋아요. 삼일이가 간 게 섭섭해서 늦게까지 한잔하며 영화보다 잠들었지요. 아침 8시쯤 바람이 슬슬 불더니 비가 세차게 오셨습니다. 드디어 그분이 오신 거죠. 이번엔 서쪽에서 몰아쳐 주셨습니다. 엊저녁부터 내린 비는 모든 걸 청소하며 내려갑니다. 여기서 내려간 물은 완도에 가면 만나겠지요? 창틀로 물이 스민 자국입니다. 이 정도는 아주 양호한 겁니다. 고구마도 동쪽을 향해 누우셨고 파도 누우시고 부추도 누워계십니다. 판매장 앞에 숨어있다가 바람에 들킨 분들. 물이 닿은 자리는 짚이 드러납니다. 흙집...비가 많이 오는 곳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요.. 2012. 8.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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