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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500

20200828 - 휴업 186일째 - 다음은 네 차례야 You're next 사람들은 업보를 믿지 않는 것 같다. 내가 풍선 이론을 알아차린 게 마흔 살 즈음이니까 그때부터 이십 년은 나름 몸 사리고 산 거다. 간단히 생각하면 된다. 내 삶의 보따리는 바람이 가득한 풍선이라고 생각하자. 외부에서 어떤 요인이 풍선을 누르면 누른 자리는 움푹하게 들어간 것 같지만, 풍선의 어딘가는 불룩하게 나온다. 삶의 총량은 변하지 않는다는 거다. 내가 풍선 안에서 남의 풍선을 누르려고 손가락을 뻗으면 내 풍선의 어딘가가 오목하게 들어간다. 이제 감이 좀 오는가? 사람들은 나쁜 일이 나한테만 생긴다고 아우성친다. 사실은 언젠가 좋은 일이 그만큼 생겼는데 모르고 지나갔을 뿐이다. 좋은 일은 당연한 것으로 아니까... 나는 神氣가 있어서 음악을 했는지 음악을 해서 神技가 생겼는지는 모르나 그제 길에서.. 2020. 8. 29.
20200827 - 휴업 185일째 - 그는 누구였을까? Who was he? 그제 태풍이 서해안을 타고 오르는 동안 난 서울 한복판에 있었다. 낚시 갈 때는 그렇게도 잘 챙기더니 정작 해 가리개가 필요한 날은 다 빠트리고 나왔다. 마스크 안쪽에서는 입가에 맺힌 땀이 입술을 타고 들어오고 눈가의 땀은 눈을 쓰리게 하고... 뜨겁긴 해도 바람이 살살 불어줘서 예정한 곳까지 촬영을 다 마쳤지만 팔뚝이 벌겋게 익어 버렸다. 저녁 약속이 있어서 늦게 술자리를 파하고 1시쯤 동사무소 앞에서 내렸다. 8100번은 참 고마운 버스다. 죽전과 서울을 잇는 생명선. 언덕을 넘어 걸어오는데 뒤에서 이상한 노랫소리가 났다. "삐뽀빼롱." 두 번째 같은 소리를 내기에 멈춰서서 돌아봤더니 위아래 하얀 옷을 입은 사람이 50m 뒤에서 걸어 내려오고 있다. 잉? 뭐지? 이 시간에... 이상한 생각이 들어 다.. 2020. 8. 28.
20200826 - 휴업 184일째 - 안녕하신가 서울? Good morning, Seoul? 4월 4일 일본에서 고무밴드 음악회가 열릴 때 뮤직비디오에 쓸 영상을 찍으려고 했는데 상황이 이렇게 되었으니 언제 찍을지 기약도 없다. 정부 차원에서 하지 못하는 일을 많은 사람이 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민간 교류도 끊어지게 생겼다. 내년에도 코로나가 계속되면 더 미루지 말고 가서 한 달 정도 글 쓰다 오련다. 소설 하나 기획해 놨거든. 가을 초입이지만 여름의 끝자락이 남았을 것 같아서 카메라 메고 시내에 다녀왔다. 따가운 햇볕이 쏟아지긴 하나 풍경은 이미 가을 냄새가 폴폴 나서 많이 늦었구나... 싶었다. 뭉게구름 대신 자잘한 새털구름이 깔리기 시작하면 이미 가을 가운데 서 있는 것. 아래 존 카터 코벨 박사(기사 바로 가기)의 책은 두 권 구할 수 있어요. 한국에서 나온 책 세 권 중 한 권은 절판되어.. 2020. 8. 27.
20200825 - 휴업 183일째 - 나는 남방계일까? Am I of Southern descent? 북청이 고향이신 아버님 횡성이 고향이신 어머님 서울이 고향인 나 세 사람의 고향만 놓고 보면 한반도의 북방 계열. 언제부터인지 잘 모르겠으나 찬 게 싫어지고 더운 건 그럭저럭 버틸 수 있는 체질로 변했다. 여름날 샤워도 아주 찬 물로는 안 하게 되었고 물냉면도 거의 안 먹게 되었고 '아이차'도 안 사 먹고 전철이나 버스의 에어컨이 너무 차서 긴소매 옷을 꼭 가지고 나갈 정도다. 더운 건 무안에 내려가 살면서 몸이 적응한 탓에 오늘 같이 35도가 넘는 날도 선풍기만 가볍게 틀고 버틸 수 있다. 무안 집은 정말 더웠다. 흙으로 담을 두껍게 쌓은 집이었어도 지붕이 부실해서 열을 차단하지 못했으니까. 지붕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해준 무안 초가집. 내일도 종로에 약속이 있는데 태풍이 오신다니 슬리퍼 신고 반바.. 2020.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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