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gomuband1717 함평에서 온 편지 1 출발 전야 안녕하신지요? 남녘에서 문안 인사 올립니다. 집 앞의 앵두나무에 꽃이 피었습니다. 곧 흰 꽃이 가지를 가득 메우겠지요. 못 보고 내려감이 아쉽습니다. 갤러리 자인제노에서 모임이 있었습니다. 모임을 마치면 짐을 챙겨 밤새 남행 할 것입니다. 앰프 소리가 맘에 들어 세팅을 촬영해둡니다. 가는 곳마다 다른 소리를 내는 착실한 내 앰프. VOX DA-5. 모임에 오신 화백님께서 부활절 계란에 그림을 그려주셨습니다. 참 아름답지요? 함평에 닿았다 새벽까지 짐을 챙겨 길을 나섭니다. 먼저 진해로 가 합평살이에 유용한 살림을 싣습니다. 함평엔 밤 8시가 넘어서 닿았습니다. 그새 함평 소리골에 식구가 늘었습니다. '루크' 얼굴이 저보다 큰 듬직한 견공입니다. 15시간을 운전했는데도 일찍 잠을 깼습니다. 커피.. 2011. 4. 20. 20110411 바람은 좀 불지만 버스 안에선 졸기 좋은 날. 점심 후의 곤한 머리를 창문에 기대고 종점까지 가도 좋은 날. 딱 오늘이 그랬다. 이렇게 햇볕이 좋은 날은 햇빛이 없는 지하실로 돌아가기 싫은 날이다. 인공조명으로 십 년을 버티며 지하 인간이 다 되었지만 난 햇볕을 사랑하고 햇빛을 먹고 산다. 오늘도 성님의 감사한 점심 초대. 식사하고 천천히 여의도까지 걸었다. 여의도는 벚꽃 구경 나온 사람들로 슬슬 북적인다. 두꺼운 스웨터와 스타킹을 엊그제 간신히 벗었는데 저고리 위로 쏟아지는 햇볕이 벌써 따갑게 느껴진다. 극본 쓰기 공부할 때 드나들던 금산빌딩. 그때도 찻집이 있었던가? 달걀노른자 띄워 주던 다방 쌍화차. 곡차를 하려다 쌍화차를 시켰다. 백반 두 끼 값. 연신내 양지다방 아가씨는 지금 어디로 갔을까? 이.. 2011. 4. 11. 20110408 정제가 첫 시집 원고를 세상에 내민 날. 날도 참 좋습니다. 비가 오신 다음이라 꽃잎도 마음도 맑습니다. 목련 봉오리가 벌어져 목화 솜처럼 탐스럽습니다. 양지바른 곳은 이미 꽃이 지고 있네요. 오랜만에 큰 카메라로 담으니 색감이 참 곱습니다. 개나리꽃 색이 아주 밝지요? 점심 초대를 받아 5호선 영등포구청역 7번 출구 건너의 '양평신내서울해장국'집에 갔습니다. 상호에 왜 지명이 세 곳이나 들어갔는지 주인만이 아시겠지요? 국물맛 좋고 천엽 부드럽고... 편집회의를 마친 정제를 만나러 대학로로 갔습니다. 이제하 선생님의 카페 '마리안느'입니다. 우린 골목 입구의 막걸리집에 자리했습니다. 정제와 주영미님이 탈고 기념으로 건배! 늦은 밤...돌아왔습니다. 밤에도 목련은 둥실둥실...^^ 2011. 4. 9. 초설은 무슨...멸치지! 거제도에서 가끔 택배가 오는데 상자 모양만 봐도 누가 보냈는지 안다. 올해도 햇멸치가 마르는 유 월말이면 서너 달 볶아 먹을 마른 멸치가 올 것이고 난 문자로 욕을 해댈 것이다. '넌 도미 처먹고 난 멸치만 볶아 먹냐? 이 썩을 놈아 고맙다^^' 신세 진 분들께 마른 멸치나 석화로 인사를 하는 놈. 조 정제. 본인은 자신을 '초설'이라고 부르고 사람들은 '정제'라고 부르며 스님들은 '잡놈' 나는 '멸치'라고 부른다. 기타 치며 사는 형편에 세 끼 먹는 게 버거워 두 끼로 줄이고 소비를 줄이라는 가카의 말씀에 반찬도 두 가지로 줄였는데 매일 밥상에서 빠지지 않는 게 바로 멸치볶음이다. 멸치 볶음과 신 김치만 있으면 어느 산골짝, 어느 바닷가에 있어도 쌀보리 듬뿍 섞은 꼬슬꼬슬한 밥을 맛지게 즐긴다. 단, .. 2011. 4. 7. 이전 1 ··· 358 359 360 361 362 363 364 ··· 430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