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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01 - 휴업 68일째 일 년 중 참 편안하다고 생각하는 때가 두 번 있는데 5월과 10월이야. 가만히 앉아서 자연이 보여주는 걸 바라만 봐도 좋은 계절. 항상 이맘때는 정말 아무것도 안 하고 쉬고 싶었어. 꿈이 이루어졌는데 별로 기쁘지 아니하니 별일이로세. 생님이요... 그건 텅텅 빈 곳간 때문이 아닌교? 재수 없어 새끼야! 저리 갓! 인생의 흑역사는 다시 생각하기도 입에 담기도 싫은 법이지. 그래도 좀 개운하게 잊히도록 어른들로부터 정확한 이야기를 들어놓았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해서 아쉬운 게 많아. 그 이야기란 게 당사자들이 다 모인 자리에서 듣지 못하면 한쪽에 치우친 이야기가 되어버릴 게 뻔하니 아예 듣지 않았던 게 더 나을 수도 있었겠다 생각해. 펄벅의 '대지'를 읽으면서 '우리 집안 이야기와는 스케일이 다르지만 왕룽 .. 2020. 5. 2.
20200430 - 휴업 67일째 어른들이 열어준 편안한 세상이 끝난 게 국민학교 4학년 1학기 끝날 무렵.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 수 없었지만 어쨌든 여름방학은 산으로 들로 개울로 정신없이 놀러 다니면서 잘 보냈다. 갈현동 건너 언덕배기(주소는 불광동이다)에 살았기에 서오릉, 진관사, 북한산성, 연신내 상류의 수양관 뒷산까지 모두 우리의 놀이터였다. 점심으로 싸간 도시락 밥알을 바늘에 꿰어 던지면 금세 잘도 물고 올라오던 진관사 밑 개울의 버들치들. 2학기가 되어 교복을 가을 옷으로 입어야 했는데 교복을 안 사주네. (사립학교에 다녔기에 교복이 좀 많았다) 잉? 이게 무슨 일이야? 아... 난 그제야 우리집에 큰일이 생긴 걸 알 수 있었다. 외할머니께서 개학하고 한참 후에 춘추복을 사오셨는데 교복 속에 입는 흰 블라우스 소매를.. 2020. 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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