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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탁스83

20200304 - 휴업 10일째 영상을 전공하거나 영상으로 밥을 먹는 것도 아닌데 꽤 많은 기계가 집에 있는 걸 보면 내 몸 안에 영상을 찍고 만지작 거리고픈 욕망이 강하게 살아있는 것 같다. 요새 유튜브에 영상 올리는 분들과는 비교도 안되지만... 그러다 보니 집에 놀고 있는 기계가 점점 늘어나고 나는 오늘도 중고거래 게시판을 보며 계속 사들이고 이젠 정말 그만 사야겠다. 어렸을 때, 어른들이 밖에서 저녁을 드시고 늦게 들어오시는 날엔 자꾸 내려앉는 눈꺼풀을 억지로 들어 올리고 참고 있다가 어른들이 음식점에서 남은 음식을 싸오신 것을 먹곤 했다. 명동의 영양통닭, 이름 모를 중국 요릿집의 탕수육...... 그때는 음식점에서 남은 요리를 싸오는 게 이상한 일도 아니었고 당연히 그렇게 하는 건지 알고 있었던 시대니까. 밖에서 모임이 있던.. 2020. 3. 4.
20200302 - 휴업 8일째 빨래 널은 건조대를 등지고 앉아있자니 습기가 스멀스멀 나오면서 등이 시리다. 아침 청소하면서 꺼두었던 보일러를 22도에 맞추고 토닥토닥 글을 쓰다가 악보 만들다가. 사진 찍다가, 사람들 어찌 살고 있나 웹사이트도 들락날락하다가, 결국 붙들고 늘어진 게 구글 포토에 PC에 있는 사진 백업하기. 아침에 분명히 오늘은 이 걸 꼭 해야지 다짐하고 메모까지 해놓았는데 자정이 가까운 지금까지도 일기를 쓰고 있으니 나도 이제 별 수 없는 건가? 생각이 든다. 집중력이 떨어졌다는 거지. 슬프다. 이렇게 굳은 의지를 가진 것처럼 보이는 인간이었는데... 오늘도 점심때 밥통의 밥을 다 먹어치웠다는 핑계를 대고 결국... 못 참고 교동짬뽕에 군만두에 빨간 소주 1병 마시고 왔다. 너무 많이 먹었징? 2020. 3. 2.
20200226 - 휴업 3일째 코로나 19 선방하고 있다가 어떤 인간 때문에 전국이 쑥대밭이 되었다. 용인에서 나온 확진자는 대구에 가지 않았다는 거짓말까지 하다 딱 걸리고. 입에 붙은 욕설이 떨어지질 않는다. 요 며칠 뉴스와 웹을 천천히 들여다보니 우리나라 어른들 수준이 조선시대보다 못하거나 한참 아래라는 느낌이 든다. 내가 조선시대를 겪어보질 못해서 이런 소릴하나? 우리 외할머니 말씀처럼 '오라다 땀을 낼 놈'이 참 많구나. 아니 여기도 모두 휴업인데 왜 그렇게 징징대는 거야? 확진자가 주변에 있으면 돌아다니지 말고 보름 정도 집에 있어야 되는 거 아닌가? 방역과 봉쇄의 개념조차 구분 못하고 징징 거리니 곳곳이 뚫리지. 어휴... 정말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아이들에게 퍼지지 않는 게 신기한 코로나 19. 음... 어른이 아이.. 2020. 2. 26.
젖은 우산 이야기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비 오는 날마다 자주 보게 되는 장면이 있어요. 지하철이나 버스 등의 대중교통을 탈 때는 자기가 쓰고 있던 우산의 빗물을 털고 잘 접은 다음 타야 하는데, 빗물을 만지는 게 싫은지 아니면 빗물이 자기 옷에 묻는 게 싫은지 그냥 자기 옷에서만 멀리 떨어트린 채 들어오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겁니다. 덕분에 차 안은 젖은 우산에 닿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간격을 두고 서게 되고, 차 안은 뚝뚝 떨어져서 서있는 사람들 때문에 더 좁아집니다. 뭐 저 혼자만 불편한 광경이라고 느낀 것일지도 모르지만, 그들이 들고 있는 우산이 어깨나 옷에 닿았던 분 중에는 불쾌함을 참고 말 안 하고 넘어가신 분들도 많으셨을 겁니다. 옛날에도 그랬을까요? 물론 그랬었겠죠. 다 제 탓입니다. 알면서도 가르치지 않은 탓. 2020. 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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