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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Writing43

초설은 무슨...멸치지! 거제도에서 가끔 택배가 오는데 상자 모양만 봐도 누가 보냈는지 안다. 올해도 햇멸치가 마르는 유 월말이면 서너 달 볶아 먹을 마른 멸치가 올 것이고 난 문자로 욕을 해댈 것이다. '넌 도미 처먹고 난 멸치만 볶아 먹냐? 이 썩을 놈아 고맙다^^' 신세 진 분들께 마른 멸치나 석화로 인사를 하는 놈. 조 정제. 본인은 자신을 '초설'이라고 부르고 사람들은 '정제'라고 부르며 스님들은 '잡놈' 나는 '멸치'라고 부른다. 기타 치며 사는 형편에 세 끼 먹는 게 버거워 두 끼로 줄이고 소비를 줄이라는 가카의 말씀에 반찬도 두 가지로 줄였는데 매일 밥상에서 빠지지 않는 게 바로 멸치볶음이다. 멸치 볶음과 신 김치만 있으면 어느 산골짝, 어느 바닷가에 있어도 쌀보리 듬뿍 섞은 꼬슬꼬슬한 밥을 맛지게 즐긴다. 단, .. 2011. 4. 7.
바람 바람 내 어릴 때 바람은 도시락에 달걀 한 알 부쳐 넣는 것 내 중학교 때 바람은 학교 앞 걸레빵 매일 먹는 것 내 고등학교 때 바람은 학교에서 빨리 빠져나와서 기타 치는 것 내 이십 대 바람은 편지로 사랑 주고받을 아가씨를 만나는 것 내 삼십 대 바람은 같이 살 사람을 만나는 것 내 사십 대 바람은 먹고 살만큼만 일이 있는 것 내 오십 대 바람은 밤새 이야기 나눌 친구가 있는 것 이후의 바람은? 없다! 숨만 쉬어도 행복할테니... 2011.02.24 2011. 2. 24.
오징어와 춤을...6 고무兄은 경찰 헬기를 따돌리고도 계속 고도를 높였다. 서울이 십 원짜리 동전만해지자 급격히 숨이 막혀왔다. 우리 차 옆으로 유성과 인공위성 찌꺼기들이 굉음을 내며 지나갔다. 내가 숨 참는 걸 포기하고 차 밖으로 왝왝 토하기 시작하자 고무兄은 덮개를 작동시키고 산소를 틀었다. "아니 어디를 가시려고 여기까지 올라오셨어요?" "만날 눔들이 있다." "왕박사 연구소로 가신다면서요..." "하도 도청을 열심히 하기에 페인트 모션 좀 썼다." 내비게이션 모니터에 알 수 없는 문자가 뜨기 시작했다. '&..& #%*@ &&&?' 고무兄도 텔레파시로 답했다. 'ㅒ..ㅒ @..@' '^..^ 4## %^^%!!!' '!!!' 우리 차는 알 수 없는 힘에 끌려 광속으로 우주를 가로 질렸다. 나는 정신을 잃었다. '으.... 2010. 8. 23.
특집 - 공상사진소설 - '나를 찾아 온 오징어UFO' 아~더워서 머리가 터질 것 같다... 해가 비치지 않는 곳으로 떠나야 해. 작년에 해가 뜨지 않는 곳을 찾아간 또또(우리 집 강아지 이름)는 햇빛을 무척 싫어했다. 제 갈빗대보다 두꺼운 쇠사슬을 물어뜯고 튀어나가 아직도 돌아오지 않은 것을 보면 제대로 찾아간 게 틀임 없어! 머릿속에 들어앉은 더위란 놈을 일자드라이버로 파내다 슥슥~거리는 소리가 들려 뒤를 돌아보니 믹서의 볼륨이 제 맘대로 움직이는 걸 발견했다. 참! 날이 덥다 보니 별 게 다 지랄이구나... 믹서의 전기를 확 꺼버렸다. 어쭈? 전기를 껐는데도 움직여? 내가 지금 정신이 이상한 거지? 그렇지? 맞지? 본부계단 쪽에서 공기를 찢고 뭔가 내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너무 더워서 새들이 피난오나? 소리가 문앞에서 멈추기에 살짝 열고 내다보았다. 뭔.. 2010. 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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