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Life/Writing44 20120418 소설 "동물농장" 1막 "막내의 아기들을 우리가 돌봐야 한다니요?" 당산댁은 벼슬까지 파래지며 날을 세웠다. 장진사가 대밭으로 몇 발짝 옮겨 헛기침을 했다. "자네...진정하고 들어 보시게. 봄이 왔어도 아무도 알을 품지 않으니 주인께서 결정하신 일 아닌가..." "아니 형님이야 몸이 차서 손이 끊겼지만 저는 그게 아니라고요." 마당의 안주인 잠실댁의 벼슬도 핏기가 엷어지고 있었다. '죽일 년...' 아까부터 돌담 밑에서 틈을 엿보던 지네가 슬슬 기어나왔다. 장진사가 신경질적으로 지네를 찍어 눌렀다. 장진사의 발을 휘감은 지네는 독니를 박아넣고 더욱 몸을 조였다. 장진사는 눈을 감고 서서히 독을 즐겼다. 지네의 독은 뒤뜰 담장 옆에서 해마다 붉게 오르는 양귀비꽃의 진보다 좋았다. 만사가 귀찮을 땐 돌담 .. 2012. 4. 18. 초설은 무슨...멸치지! 거제도에서 가끔 택배가 오는데 상자 모양만 봐도 누가 보냈는지 안다. 올해도 햇멸치가 마르는 유 월말이면 서너 달 볶아 먹을 마른 멸치가 올 것이고 난 문자로 욕을 해댈 것이다. '넌 도미 처먹고 난 멸치만 볶아 먹냐? 이 썩을 놈아 고맙다^^' 신세 진 분들께 마른 멸치나 석화로 인사를 하는 놈. 조 정제. 본인은 자신을 '초설'이라고 부르고 사람들은 '정제'라고 부르며 스님들은 '잡놈' 나는 '멸치'라고 부른다. 기타 치며 사는 형편에 세 끼 먹는 게 버거워 두 끼로 줄이고 소비를 줄이라는 가카의 말씀에 반찬도 두 가지로 줄였는데 매일 밥상에서 빠지지 않는 게 바로 멸치볶음이다. 멸치 볶음과 신 김치만 있으면 어느 산골짝, 어느 바닷가에 있어도 쌀보리 듬뿍 섞은 꼬슬꼬슬한 밥을 맛지게 즐긴다. 단, .. 2011. 4. 7. 바람 바람 내 어릴 때 바람은 도시락에 달걀 한 알 부쳐 넣는 것 내 중학교 때 바람은 학교 앞 걸레빵 매일 먹는 것 내 고등학교 때 바람은 학교에서 빨리 빠져나와서 기타 치는 것 내 이십 대 바람은 편지로 사랑 주고받을 아가씨를 만나는 것 내 삼십 대 바람은 같이 살 사람을 만나는 것 내 사십 대 바람은 먹고 살만큼만 일이 있는 것 내 오십 대 바람은 밤새 이야기 나눌 친구가 있는 것 이후의 바람은? 없다! 숨만 쉬어도 행복할테니... 2011.02.24 2011. 2. 24. 오징어와 춤을...6 고무兄은 경찰 헬기를 따돌리고도 계속 고도를 높였다. 서울이 십 원짜리 동전만해지자 급격히 숨이 막혀왔다. 우리 차 옆으로 유성과 인공위성 찌꺼기들이 굉음을 내며 지나갔다. 내가 숨 참는 걸 포기하고 차 밖으로 왝왝 토하기 시작하자 고무兄은 덮개를 작동시키고 산소를 틀었다. "아니 어디를 가시려고 여기까지 올라오셨어요?" "만날 눔들이 있다." "왕박사 연구소로 가신다면서요..." "하도 도청을 열심히 하기에 페인트 모션 좀 썼다." 내비게이션 모니터에 알 수 없는 문자가 뜨기 시작했다. '&..& #%*@ &&&?' 고무兄도 텔레파시로 답했다. 'ㅒ..ㅒ @..@' '^..^ 4## %^^%!!!' '!!!' 우리 차는 알 수 없는 힘에 끌려 광속으로 우주를 가로 질렸다. 나는 정신을 잃었다. '으.... 2010. 8. 23. 이전 1 ··· 5 6 7 8 9 10 1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