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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사진일기

20120914

by Gomuband 2012. 9.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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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정을 E키로 내린 아메리카노 연습용 가사집

악보를 보지 않고 음악 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제가 20대에 만난 필리핀 밴드들은 모든 걸 외워서 연주하는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주변에도 쉬운 곡은 그저 듣는 것만으로 외워버리는 분들이 있습니다.
악보란 악곡의 연주를 위해 온갖 기호를 동원해 원곡에 가깝게 연주하자는 약속이어서
원곡의 뉘앙스를 모두 표기할 수는 없습니다.
그저 기록하고 기억하고 참고하려는 보조수단이기 때문입니다.
악보 보기는 천천히 연습하여 익숙해지지 않으면
콩나물만 봐도 지레 겁에 질리기 됩니다.

그래서...
기타를 처음 배우는 사람에게는 오선 없이 코드와 가사만 적은
간단한 가사집을 나눠 드립니다.
코드는 최대한 간단히 하되 원곡에 가깝게
가사 위에 코드 바뀌는 곳만 정확히 표시하여 연습해도 훌륭한 소리가 나옵니다.

저는...
노래를 하기 위해 기타를 치는 것이지 기타를 치기 위해 노래를 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한 곡을 제대로 기타 치며 노래하려면 이렇게 연습하셔야 합니다.

죽어도 잊지 말아야 할 고무밴드 노래연습법
1. 자면서도 부를 수 있게 멜로디와 박자를 철저히 외운다. (자기 음정에 맞게 올리거나 내려서 연습합니다) 
2. 코드를 집지 말고 원곡의 리듬을 뮤트 상태로 치면서 노래를 끝까지 연습한다.
3. 코드를 최대한 가까운 거리에서 잡는 폼으로 연습한다.
4. 노래와 리듬과 코드를 정확히 잡으면서 4마디씩 천천히 연습한다.
5. 연습한 4마디를 붙여가면서 끝까지 연습한다.
6. 밖에 나가서 사람들에게 자랑하면서 한 시간 정도 부르고 들어온다.

가끔 우리는 자신의 단편적인 지식을 벼슬로 알고 위세를 부리는 분들을 만납니다.
우리가 만나는 모든 분야에 그런 분들이 허다합니다.
그런 분들은 가르치는 일이나 그 분야의 집대성엔 관심이 없습니다.
자신을 자랑하고픈 마음이 너무 강하여
그저 '아!'하고 감탄하는 모습에 본인이 매료된 자아도취형 허풍선일 뿐입니다.

그런 분이 쓰신 책을 보면 본인도 이 방법으로 공부했을까? 하는 의심이 듭니다.
지금도 서점에 새 기타 교습본이 나오면 꼭 사서 직접 시키는 대로 해봅니다.
예전의 책보다 엄청나게 쉬워지고 친절해졌습니다.
이제 지식이 벼슬이 아니란 걸 아는 분이 많아졌다는 증거고
공부나 생활에 쫓기면서도 악기 연주를 배우고 싶은 학생이나 직장인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저자들이 많구나...하는 생각에 절로 가슴이 따뜻해집니다.
음악과 관련한 교육은 기술이 뒷받침되어야 하지만
기술을 전수하고자 함이 지상목표가 아닙니다.
아름다운 음악을 느끼고 연주할 수 있는 인성을 가르치는 것입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노래를 겁내는 분이 많습니다.
노래를 겁내는 학생들에게서 들은 가장 많이 상처받은 말은
"너는 앞으로 노래하지 마라."
"그게 노래냐?"
"우리 집안엔 너 같은 음치는 없었다."
"배에 힘주고 크게 불러야지 목소리가 그게 뭐냐? 
이런 이야기를 주변에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친구, 가족, 교사가 스스럼없이 한다는 거죠.

사람이 내는 음높이와 강세는 모두 달라서 기준 음정과 강세라는 건 없습니다.
마이크가 없던 시절엔 큰 극장을 울리는 목소리를 내야 했지만
지금은 고성능 마이크에 속삭이기만 해도 모두 들을 수 있습니다.
노래방 반주기의 고음을 남자는 'E', 여자는 'A'정도에 맞추긴 하지만
나이가 드시면 점점 내려서 불러야 합니다.
요새 나오는 K-pop은 고음으로 부르는 가수가 많아서
그대로 무리하게 따라 하다 성대결절이 생기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합창할 때도 낼 수 있는 목소리에 따라 파트가 나뉩니다.

제발...
고음이 왕이고 고음을 내야 노래를 잘하는 것이라는 생각은 버리시기 바랍니다.
고음으로 노래를 부르는 까닭엔 듣는 이의 청각을 더 많이 자극하여
기억에 강하게 남기고픈 마음이 숨어있습니다.

임영주 개인전에서 연주함.
 

 

오늘의 뮤비...

Kenny Rogers - "She Believes In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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