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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사진일기

남녘으로...

by Gomuband 2011.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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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산하의 전시를 마치고 삼 일 동안...
일주일간 함께 한 식구들이 눈에 밟혀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보러 가자!
보고프면 보러 가면 됩니다.

지난 토요일 아침...
주섬주섬 짐을 챙겨 고속버스 터미널로 갔습니다.
운전하지 않고 떠나는 여행은 참 편안합니다.
내가 서고 싶은 자리에 멈출 수 없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운전하는 여행과는 다른 재미가 쏠쏠합니다.


광주에 내렸습니다.
휴게소에 섰을 때 기온이 한번 변하고
현지에 도착하면 다시 한번 변합니다.
옷이 좀 두껍다는 느낌이 들지만
야외로 갈 것이므로 지퍼만 조금 내립니다.


터미널 앞이 복잡해서 조금 떨어진 벤치에 앉았습니다.
낯선 풍경이지만 우리나라 도시들은 어디나 비슷비슷합니다.
조금 이르기에 사진을 찍으며 시간을 넘깁니다.
여러 장난감이 통합된 스마트폰이 위력을 발합니다.


회색빛 멋없는 거리를 가을 풍경으로 바꿔줍니다.


잘 그린 만화 같지요?
아이폰의 '스케치'란 어플입니다.
오늘도 제 기타와 여러 장비가 배낭에 가득 들었습니다.



앗! 신발이 돈을 보태달라고 조르네요.
제 행색은 노숙자와 다름이 없군요.



SF영화에 나오는 도시의 황혼 속에 고무밴드가 나타났습니다.



유명한 동림동 메밀국수로 점심하고...
영광의 선물님 묘에 들려 고인께 음악 들려 드리고
막걸리도 부어 드리고 하직인사하고 함평으로 갑니다.

함평


이번에 함평에 온 이유는
앞으로 제가 문화와 관련한 행사를 할 장소를 보기 위함입니다.
거의 백 년이 된 집이죠.
'함평 이재혁 가옥'입니다.
전남문화재죠.


'전라남도 함평군 함평읍 함평리 379-2'
새 주소는 함평읍 함평리 남일길 83-4.


마당에 200년 된 호랑가시나무가 있습니다.
추운 지난겨울에 옷을 입혀주셨더군요.


새로 지은 육모정.
저는 울타리에 홍매화와 벚꽃을 가득 심고 '매월정'이라고 부르고 싶더군요.
정자 주변엔 적의 침입을 막는 해자가 있습니다.
ㅋㅋ 연못을 만들고 싶었던 모양인데 물이 없습니다.
난과 붓꽃을 심어볼까 합니다.


정자 옆 부엌 쪽 모습입니다.
아궁이가 있는 방을 제외하고 모두 허공에 떠 있는 구조입니다.
부엌에서 몸을 씻다간 얼어 죽습니다.



부엌 옆에서 뒷마루까지 쪽마루가 놓여 있습니다.
신을 신지 않아도 부엌의 향단이를 만나러 갈 수 있는 구조입니다.
 



뒤뜰을 돌아들면 새로 벽을 덧댄 화장실과 정화조가 있습니다.
아! 제 오른쪽 뒤에 새로 만들어 달은 뒷문도 있습니다.
뒷문도 사극에 나오는 것처럼 기와를 무겁게 이고 있습니다.


문간채입니다.
왼쪽은 돌쇠가 쓰는 방이고 오른쪽은 광입니다.
가운데는?
당연히 외적의 침입을 막는 대문입니다.


사랑채 왼쪽 끝은 새로 만든 화장실과 세면대
바로 옆은 다락이 있는 방.
가운데가 넓은 대청입니다.
대청에는 덧문이 있는데 옆으로 열 수 있고 위로도 열 수 있습니다.


대청마루 오른쪽엔 부엌과 방이 둘 있습니다.
각 방의 정자 쪽 바깥엔 쪽마루에 덧댄 창문이 달렸습니다.
겨울엔 효과를 발할 것 같습니다.


오래전부터 인근에 사시는 어르신께서 누가 왔나~하고 들어오시네요.
여든이 넘으셨는데 피부가 아직도 탄탄하십니다.
열 명이 넘는 군수를 모셨다는 함평군의 산 증인이십니다.



방 안엔 깔끔한 다락이 있어서 좁은 방에 기물을 늘어놓을 필요가 없습니다.
전기 콘센트도 새로 잘 정비되어 있습니다.


덧문을 열면 문간채가 보이지요.
돌쇠 아직도 자느냐?




대청으로 난 문을 열면 부엌과 마주치지요.
돌쇠가 지키고 있군요.


근 백 년 동안 집을 받친 대단한 대들보.



수도와 가스레인지를 올릴 자리입니다.
가운데는 아궁이가 있는데
여기서 불을 때면 부엌이 재로 뒤덮이겠죠.



방에서 창호 문을 열면 유리 덧문이 나옵니다.
좁은 마루로 돌아다녀도 됩니다.


어르신께서 우리와 헤어지기 싫으셨던 모양입니다.
길가까지 배웅을 나오셨습니다.
이 집과 인연이 생긴다면 자주 놀러 오실 어르신입니다.


 


문화예술중심 함평천하
 



지난 정월에 혼인한
경상도 총각 윤지풍 군과 전라도 처녀 임정선 양이 꾸리는
문화예술중심 함평천하 입니다.
호정리의 호정분교 자리(구 나비생태학교)입니다.
이 젊은 국악부부는 앞으로 '국악 듀엣 금타(琴打)'로 활동하겠답니다.


여름엔 커다란 삼나무가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겠네요.
서른 분 정도는 주무시며 운동회를 해도 되는 규모입니다.
강당, 식당...
주변엔 저수지...바닷가...없는 게 없군요.



갑도예


산하네 갑도예로 왔습니다.
매일 손님이 다녀가시고 산하를 격려하는 말씀을 해주십니다.
세상을 바르게 살면 칭찬받게 마련입니다.



커다란 새가 봄바람을 타며
햇볕을 즐기는 방심한 동물을 찾고 있네요.
카메라를 들이대면 휙 하고 방향을 바꿉니다.


함평에서 처음으로 고속버스를 타고 올라왔습니다.
요금은 우등이 20,800원.
장성으로 국도를 따라 돌아가기에 시간이 좀 걸리지만
넉넉잡아 네 시간 반이면 서울에 닿습니다.

심하게 오른 기름값 때문에 자주 이용해야 할 노선입니다.

4월 보름쯤엔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짐을 싣고 함평에 가려 합니다.
청소도 하고 미리 잠도 자보고 불편한 점이 무엇인가 알아보는 거죠.
그리고 4월 말에 함평나비 축제가 시작되니 조금이라도 꾸며놔야죠.

5월 13일~15일엔 이재혁 가옥에서 문화제 겸 지신밟기를 할 계획입니다.
지역 어르신들을 모시고 친구와 후배들을 모시고
돼지 한 마리 바비큐하고 비아 막걸리 열 말, 붉은 시루떡 네 말 정도 쪄서 잔치를 벌이고
음악과 미술, 도예가 어우러진 잔치를 이박삼일 동안 하겠습니다.
앗! 홍어가 빠졌네요...잘 삭힌 홍어도 준비해야겠지요.
함께 남도의 따스함을 느끼실 분은 미리미리 알려주십시오.
일 년에 네 차례 벌일 문화제 이름을 생각해 봤는데요.
'함평나비사랑 봄 마당' 여름 마당, 가을 마당, 겨울 마당...
어떠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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