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ife/Fishing

낚시꾼아빠...바다로 가다 3

by Gomuband 2010. 11. 11.
반응형
출격!

밤새워 짐을 쌌습니다.
새벽에 태안에 도착하려면 잠을 자지 않고 떠나야 했습니다.
서두르다 낚시용 소품을 빠뜨릴까봐 천천히 이사 가듯 짐을 꾸렸습니다.
언제 돌아올지 모르니 옷을 넉넉히 가져가야할 것 같았지만
외투는 여러 벌 있기에 그냥 버텨보기로 했습니다.
여유롭게 국도로 남행을 시작합니다.



태안을 자주 들락거렸지만 신진도와 마도는 초행길입니다.
태안에서 꺾어져 들어가다 보니 연포 가는 길이더군요.
고1 때 연포에서 캠핑을 했었지요.
내비게이션이 알려주는 대로 천천히 신진도를 지나 고개를 넘으니 바로 마도방파제가 보입니다.
신진도 방파제와 마도 방파제는 서로 머리를 잇대고 있습니다.
시월인데도 텐트를 치고 야영하는 분들이 있더군요.
밤낚시 하신 분이 새끼 고등어 한 마리를 들고 옆을 지나갔습니다.
어제 보름달이 훤해서 입질이 있었을까? 궁금해집니다.
아이폰에 '조석표 2010'이란 앱을 받아 음력과 물때를 자주 들여다 보며 공부 중입니다.



마도로 들어오다 태안에서 밑밥용 크릴과 학공치 채비를 샀습니다.
크릴은 밑밥용과 미끼용이 따로 있더군요.
저는 아직 초보라 밑밥용 크릴에서 튼실한 걸 골라 씁니다.
책에서 보던 학공치 발포찌 채비와 학공치 원투용 채비입니다.
술집에서 안주로 가끔 시키던 '사요리'가 학공치였군요.
채비 포장에 쓰인 글을 보고 처음 알았습니다.
전에 압해도 구 선착장에서 학공치 원투용 채비를 하나 주워두었는데
밑채비만 바꿔도 아주 유용하게 쓸 수 있더군요.



마도 방파제 아래 내항 쪽 중간쯤에 자리 잡고
3칸 민장대에 고등어 채비를 하고 낚시를 시작했습니다.
학공치보다 고등어를 잡고 싶었는데 고등어떼가 보이질 않습니다.
채비를 밑으로 내리면 애기 우럭들이 올라옵니다.
바늘 하나를 밑걸림에 내주고 학공치 발포찌 채비로 바꿨습니다.
때맞춰 학공치들이 밑밥에 모여듭니다. 
입질은 하는데 잘 안 걸리는군요.
크릴을 작게 끼워봅니다.
'앗싸!'
드디어 한 마리 올라왔습니다.
물이 들어오는 시간이라 방파제 위로 올라와서 계속 잡아냅니다.
워낙 많은 사람이 함께 낚시를 하다 보니 학공치들도 정신이 없습니다.
밑밥으로 고기를 모으며 몇 마리 더 잡아냅니다.
발포찌 채비는 처음 써보는데, 정말 우수한 체포력을 갖고 있더군요.
채비에 걸리는 부력이 나뉘어 있어서 학공치들도 부담없이 물어주는 것 같습니다.
스르륵 스르륵 물속으로 예쁘게 빨려 들어가면 바로 한 마리 올라옵니다.



마도 방파제엔 주차장, 낚시점과 슈퍼, 화장실이 있고
상수도가 밖에 있어서 캠핑하기에 불편이 없습니다.
식당도 있어서 가족낚시 오신 분들이 많더군요.
방파제 외항 쪽에선 갑오징어, 고등어, 학공치, 우럭 등이 다양하게 올라옵니다.
오늘은 학공치 낚시로 마감을 할까 합니다.



성질 급한 학공치들...
주둥이에 붉은 무늬가 있어서 루주를 바른 듯합니다.
저녁에 해바라기 팬션으로 가서 소금구이를 해볼까...생각 중입니다.



오늘 밑밥엔 크릴과 집어제, 신장떡밥도 넣어줬습니다.
어차피 민물낚시는 내년에 시작되니 떡밥을 남겨둘 필요는 없으니까요.
지나는 사람들이 신장떡밥 봉지를 보고 한마디씩 하며 지나가십니다.
이번에 구입한 두레박이 참 요긴하게 쓰이더군요.



항상 웃으며 맞아주시는 장兄의 해바라기 팬션으로 갔습니다.
오늘의 수산물 학공치는 형수님이 어죽으로 드시고...
저는 삼겹살을 먹었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이신 가족들 틈에 껴서 기타 치며 노래하고 놀았습니다.
노는 자리를 파하니 어르신께서 차비하라고 지폐를 몇 장 챙겨주시네요.
이런 감사한...밑밥값을 벌었네요...^^



날이 밝고...
오늘은 해바라기에서 가까운 만리포 옆의 모항 방파제로 들어왔습니다.
모항 입구의 낚시점에서 밑밥용 크릴을 하나 사니 망치로 잘게 부숴주시더군요.
항구 가운데엔 수협공판장이 있었는데 그 근처도 물이 꽉 차게 들면
좋은 포인트라는 낚시점 아저씨의 말씀.



모항엔 긴 방파제가 두 개 있었습니다.
왼쪽 빨간 등대 꿑으로 가보니 테트라포드에 내려가 낚시하는 분들이 보였습니다.
건너편 흰 등대 방파제 내항 쪽에도 몇 분이 보이고...
조류가 거의 없는 조용한 수면...여기도 고등어가 보이지 않고...
수협공판장 옆에 거대한 철구조물이 있어서 가까이 가보니 인공 어초더군요.
고기들의 아파트 되겠습니다..



차를 돌려 흰 등대 방파제 가까운 곳에 주차했습니다.
여기도 낚시점이 있군요.
들어가서 초고추장을 하나 사면서 조황을 여쭈니
어제 외항 쪽에서 고등어를 많이 잡았다고 하시더군요.
그렇다면?
오늘은 흰 등대 방파제 외항 쪽이 낚시할 자리가 되겠습니다.
적당한 자리를 찾는데 테트라포드를 올라오는 낚시꾼이 보입니다.
'물이 시냇물처럼 흘러서 낚시를 못 하겠네요.'
'이궁...난 어쩌라고...'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곳에 장비를 놓고 생전 처음 릴 찌낚시 채비를 펴봅니다.
바람이 차서 손이 곱아 채비 만드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드디어 완성!
크릴을 꿰어 힘차게 던져봅니다.
오잉? 학공치가 올라옵니다.
그렇다면 어제 재미 봤던 민장대에 발포찌 채비가 릴 찌낚시 보다 나을 것 같습니다.
바로 릴대를 접고 발포찌 채비를 던지니 연속으로 학공치가 올라옵니다.
아는 동생이 준 편광안경을 쓰고 낚시를 하니 물속이 아주 잘 보이네요.
거의 수족관입니다.
옆에서 테트라포드 사이로 채비를 내려 굵은 우럭을 잡아내던 낚시꾼이 대를 접네요.
철수하려고 맘먹은 5시가 되었습니다.
오늘도 고등어를 만나지 못했습니다.
해가 저물기 전에 서둘러 장비를 정리하고 터덜터덜 방파제를 빠져나옵니다.
방파제 초입에서 젊은이들이 내항 쪽에 릴을 던지고 있더군요.
젊은이들 옆에 있던 커다란 쿨러를 보는 순간!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쿨러 안에는 제가 그렇게 찾던 수백 마리 정도 되는 고등어가 가득했습니다.
역시 선수들은 따로 있었던 것이지요. 



물을 사용하기 좋은 수협공판장 옆으로 차를 대고 오늘의 수산물을 손질했습니다.
채비 걷다가 얼떨결에 올라온 우럭은 미역국을 끓이고
학공치들은 손질하여 소주를 곁들인 저녁 식사로...

밤이 깊으며 바람이 많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강풍이 차를 흔들고 기온이 마구 내려갑니다.
내일은 더 남쪽으로 가야겠네요.
반응형

'Life > Fish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낚시꾼아빠...바다로 가다 4  (4) 2010.11.14
낚시꾼아빠...바다로 가다 2  (4) 2010.10.21
낚시꾼아빠...바다로 가다 1  (8) 2010.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