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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사진일기

K군! 남이 가지 않은 길을 가게!

by Gomuband 2010. 5.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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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군.
어제.
날이 참 맑았다.
뒷동산에 오르니 온 천지가 아까시꽃으로 덮였더구나.
쓸데없는 나무라고 마구 베어냈다는 아까시나무가 우리 뒷산엔 여전하더군.
참 고맙더라.
뭐가 그리 쓸모없는 지 난 잘 모르겠는데...
하여튼, 세상의 피조물은 모두 역할이 있지.

취업 준비에 바쁜 자네도 아까시 향은 맡아 봤겠지?
아직 이라면 천천히 사진으로 들어가 보게.
향기 가득한 시원한 그늘 밑으로 말일세...







내가 오월을 좋아하는 이유는 단 한 가지야.
모든 것이 아무 방해 받지 않고 자라나 자신을 뽐내는 철이기 때문이야.
자세히 보게.
하찮다고 생각되는 것도 놀라운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네.
마음이 동하지 않다고?
그건 내 사진이 그들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서야.

자네가 도서관에서 책 냄새에 고개를 파묻고 있을 때
아무도 모르게 자라난 이들을 좀 보라고...









아름답지?
철망으로도 꽃을 가릴 순 없었나 보네.
예쁘게 비집고 나왔구먼.



내겐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어.
세상엔 같은 것이 하나도 없는데 사람들은 왜 같은 일을 하려고 하지?
다 다르게 창조해 놨는데 왜 같아지려고 애를 쓰냐고...
공급이 많아지면 가격이 내려가잖아.

난 자네가 하고픈 일을 하며 살았으면 좋겠어.
인생은 그리 길지 않아.



오늘 피어난 꽃은 자신을 자랑할 시간이 길지 않아.
하지만...누굴 탓하지 않아.
내년에 다시 꽃을 피우면 되거든.
그동안 파란 잎으로 빗물을 머금고
멋지게 늙어 흙으로 돌아가지.



어때?
좀 눈이 시원하신가?
매일 이런 기분으로 살아야 하는 게 정상 아닌가?
난 자신을 속이지 않으려고
뉴스도 끊고
TV도 끊고
피곤한 사람도 많이 끊었어.
하지만 하나도 불편하지 않아.
대신 재미있는 일들이 자꾸 생기거든.
재밌는 일이 뭐냐고?
하하 맞춰보게...



남이 안 하는 일을 하며
남이 안 쓰는 글을 쓰며
남이 안 만드는 음악을 만들며
내가 만든 건 세상에 하나밖에 없다는 소중함을 알게 되었거든...^^




나중에 어떤 변명으로 자네의 삶을 합리화할 수는 있겠지.
하지만 변명하는 자네를 자네의 양심은 알고 있네.
세상을 진실로 대하고 진심으로 받아들여야만
세상은 자네에게 품을 열어줄 거야.

그동안 공부 많이 했지?
이제 세상을 배워보게.
책도 좀 읽고
음악도 듣고
훌쩍 여행도 떠나보고...

절대로!
한입으로 두 소리 하는 어른들 흉내 내지 말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순 없는 거야...
자넨 자네의 길을 가게.

아! 그리고...
이번엔 꼭 투표할 거지?
자네가 선택한 사람들이 만들어 가는 세상에서 살아야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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