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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사진일기

편안하십시오...

by Gomuband 2009.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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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이 생기려고
며칠 전부터
몇 년 동안 하지 않았던 청소를 했나 봅니다.

어제는 몸이 너무 아파
오랜 시간 잠을 잤지요.
그래도 해야 할 일은 마쳐야겠다는 생각에
한밤중에 몸을 일으켜 다시 치우기 시작했지요.

당신이 가시던 그 시간에
모든 작업이 끝났고
물청소까지 꼼꼼히 하고
집으로 올라갔습니다.

손님이 오시는 시간까지 여유가 있는 터라
바로 잠들지 않고
라면에 소주 한 병 곁들이며 영화를 보았죠.

우주에서 보는 지구의 문제를 다룬 영화였는데
보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저는 당신이 가신 것도 모르고 술잔을 기울였군요.
영전에 올려야 할 술잔을 미리 따라놓고 있었군요.

당신의 탄핵 때 치밀던 울화를 이제 겨우 가라앉혔는데...
그렇게 허망하게 가시면 어떡합니까?
당신의 죽음으로 이 나라의 국민이 깨우침을 얻으리라고 보시나요?

이제 막연하면서도 든든했던 당신이 세상을 등지시니
이 나라에 살고픈 마음이 털끝만치도 남아있지 않군요.
어딜 가나 세상살이는 비슷하겠지만...
상식이 통하는 사회에 가서 살아보렵니다.

부디 좋은 곳에서 편하게 지내십시오.
그동안 애 많이 쓰셨습니다...

패닉 상태에서 깨어나
곡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병사는 그의 나라로 돌아갔다' The Soldier Has Returned To The Source - Gomuband



곡은 제가 만들었지만...
고인께 올린 곡이므로 이승에서의 저작권이 없습니다.
퍼가시는 것도 자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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