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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muband

koolkat님의 공연관람기입니다. 기념으로 간직해둡니다...^^

by Gomuband 2007. 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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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on 제 1회 아름다운 공연
Add Some Music On Your Days | 2007/05/2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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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회 아름다운 공연을 보고 왔습니다.

공연장이 자못 깼는데 바로 조계사였습니다. 서울살다살다 조계사는 또 처음가봤는데요. 정갈하긴하나 어쨌거나 꼬레부디즘의 헤드아니겠습니까? 어쩔 수 없이 순복음교회간지가 나더군요. 물론 거기처럼 3km밖부터 빡오르게 하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본질적으로 저는 기독교지만 순복음은 아니라고 봐요. 우야됐건간에요. 거기에 불교문화박물관이라는 곳 지하 2층에 부설된 공연장에서 공연이 있었습니다.

아름다운 공연은 한마디로 패키지 쇼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다만 그 뮤지션들이 좀 유명하다기보다는 무명에 가깝고 나름대로 튼실한 내공을 지니고 있으며 다양성도 확보하려고 노력했다는 모습이 보인달까요?

라인업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기타리스트 김영주의 고무밴드, 옛날에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리드보컬이었던 아라리, 유학파 출신의 바리톤 김준엽, 블루스 보컬리스트 강허달림, 에스닉무드의 우등생밴드 오르겔 탄츠, 미사리의 제왕 소리새.

첫번째 고무밴드의 음악은 인스트루멘틀 지향의 밴드였다. 기타톤이 정말 땡글거리면서 예뻤는데 휀더 스트라토캐스터와 마샬 JCM 2000과 마샬 스피커의 조합이었는데 스톰프 박스를 통하지 않고 앰프의 자체게인을 통해 소리를 뽑았고 그 소리가 상당히 인상깊었다. 음악의 스타일은 마치 DEPAPEPE가 일렉트릭 기타를 잡으면 저런 음악을 하지 않을까란 생각을 했었다. 하이테크니컬하거나 텐션이 가득한 음악은 아니고 여유롭고 편안한 무드였다. 솔직한 얘기로 말하자면 앤드류 레이티머의 느낌이 많이 느껴졌다. 다만 캐멀과 다른 점은 건반주자의 역량이 그만 못하다는 점이었다. 어쨌거나 프로필을 보니 음반을 발표했다고 하는데 어디서 구해야할지 모르겠다. 중간중간 이야기를 들어보니 오리지널은 어쿼스틱 본위로 연주를 하신거 같고 공연을 위해 어레인지를 새로 가진 것 같다. 아직 원곡을 들어본 바가 없어서 확답은 못하겠다.

두번째 순서를 맡은 아라리의 공연은 상당히 열린 음악회 분위기였다. 뭐랄까 Unchain My Heart의 나름대로 생동감은 좋았지만 뭔가 좀 아쉬웠고(솔직히 트라이톤 소리를 참 싫어하다보니...) 이어지는 두 노래인 해빙과 백야에서 해빙은 그야말로 전형성을 보이는 가요였다. 특히 중간에 신쓰스트링 퍼지는 부분은 살의를 느꼈지만 백야는 좋았다. 해빙의 트랙을 대략 분석해보니 첼로가 주가되어 흐르는 곡인듯 한데 아예 첼로 단 한대로 어레인지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보컬능력은 상당히 힘있고 위력적이었다. 백야는 어쿼스틱 기타와 퍼커션으로 간명하게 짜여진 라인위로 멋진 보컬이 얹혀졌다. 물론 여기서도 신쓰 스트링은 양념처럼 등장한다. 나는 뭐랄까 저런 라인을 듣다보면 대중음악의 빈곤한 아이디어에 절망하게 되는데 그 좋은 플룻간주를 왜 신쓰 스트링으로 죽여버리는지 알다가도 헷갈릴 노릇이다. 마지막 곡은 Ain't no Sunshine이었는데 완전 분위기 급반전. 대박이었다. 물론 빌 위더스는 아니고 존 포거티 간지였는데 실로 훌륭했다. 기타한대 보컬한사람. 굵직하고 힘있는 분위기의 해석이 좋았다.

이어지는 김준엽은 최근에 귀국한 유학파 바리톤이다. O Sole Mio와 이혜인 수녀의 시에 곡을 붙인 물망초, Danny Boy를 부르고 갔는데 상당히 음성이 안정적이고 좋았었다만 솔직히 O Sole Mio를 빼면 그다지 좋지는 않았다. 왜냐면 나는 바리톤이 부르는 정통 이태리 성악의 팬이지 창작곡이나 영국민요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예기치 않았던 한방은 바로 강허달림 언뉘사마되시겠다. 지금까지 나는 정말 특색있게 잘 부르는 국내 보컬로 정인을 꼽았었는데 빠워가 상대가 안된다. 게다가 약간의 연식이 더된고로 훌륭하게 숙성된 보컬센스마저 있다. 그 위력적인 보컬에 지릴 뻔했을 정도로 대단했다. 춤이라도 춰볼까의 끈끈한 그루브는 정말 확 끌어올리는 느낌이었고 독백도 약간 마이클 볼튼삘의 편곡은 마음에 안 들었지만 위력적인 퍼포먼스덕택에 게다가 가사가 가사가 가사가! 하지만 그도 그냥 그렇고 진짜는 바로 기타리스트 김기진씨랑 같이한 Sensitive Kind와 이별의 어쿼스틱 세션이었다. 누이도 기타한대 꼬나쥐고 가히 월터 트라우트와 빠워면에서 일합을 겨룰만한 오늘의 발견 김기진 씨의 기타간의 기막힌 연주위로 누이의 보컬이 얹혀지면 이건 뭐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심정을 느끼게 된다. 정말...정말...감동먹었다. 씨바!

오르겔탄츠역시 실망시키지 않는 퍼포먼스로 나를 즐겁게 해줬다. 늘 그때그때 편성이 다른데 오늘은 아코디언 겸 보컬, 어쿼스틱 기타 2대, 각종 타악기, 바이올린의 퀸텟구성이었다. 많이 갈때는 셉텟까지도 간다던데 그런 편성으로 하는 공연을 보고싶다. 두번째 달처럼 간지럽고 달콤한 것이 아닌 진짜를 추구하는 까닭에 대중적인 면모가 강하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따르지만 혹시 기억하실란가? 그 추억은 방울방울에서 나오던 불가리아 뮤지션의 음악처럼 흙에 뿌리를 내린듯한 강렬하고 원초적이며 샤머닉한 조형미가 느껴졌다. 활동을 기대함은 물론이고 6월의 신부가 되시는 멤버께 축하를!

근데 역시 조선의 역사는 오도시였다 했는가? 아 잘나가다 막장에 미사리 간지로 모시는데 돌아가시겠더라. 아직도 그대그리고 나와 5월의 편지를 절창하는데 솔직히 피곤해. 바다로 가자라는 신곡은 운도형이 만들어주셨다는데 음...솔직히 좋았어요. 이런 곡을 하는게 차라리 좋아요.

뭐 그랬습니다. 막장 미사리간지가 아쉬웠지만 일단 크레스트 오디오 콘솔이 맡은 전체적인 PA시스템은 기름지고 땡글거리는 입자감이 살아있는 소리가 인상깊었습니다. 물론 오르겔탄츠같은 편성과 시스템은 처음이었는지 마이킹상의 아쉬움은 느껴졌지만요. 전체적으로 나름 괜찮았던 공연이었다고 생각이 되네요. 그나저나 크레스트 오디오 매력적인걸요. 언젠가는 한번 가져보고 싶은 콘솔리스트에 올려놔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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