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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사진일기

20120828

by Gomuband 2012.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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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시작되었습니다.
겨울엔 북쪽에서 바람이 오는데
이번엔 남쪽에서 휘몰아칩니다.
제각 앞의 나무가 꺾일 듯 휘어지고
정면으로 바람을 받은 창문틀이 밀려들어 옵니다.
'문을 모두 닫으면 공기압력이 버텨주지 않을까?'
상상은 소용없습니다.
창틀이 빠지면 방안이 아수라장이 됩니다.

잠에서 깨자마자 창틀이 밀려들어 온 것을 알게 된 것은 창틀 옆에 모신 불상 덕일까요?
플라스틱 통과 테이프, 나무 조각으로 고정했더니 훨씬 낫군요. 

뒷문으로 내다보니 옥수수 6~9호가 쓰러지고
복숭아나무가 지붕까지 휘어져 나부끼네요.
빗줄기는 생각보다 세지 않습니다. 

해를 가려주던 삼일이 파라솔이 날아갔습니다.
누렇게 시든 오이잎도 모두 사라졌네요.
바람이 거센데도 집에 들어가지 않는 삼일이. 

연탄광 윗부분을 막아놓았던 패널이 떨어졌습니다.
이 정도는 예상했던 것이지요. 

아이고...바람 지겨워요...ㅜㅜ 

통통이가 컹컹 짖기에 나가보니
바람에 꺾인 나뭇가지에 목줄이 꼬여서 옴짝달싹도 못하고 있더군요.
어떻게든 해결해 달라는 신호였나 봅니다.
줄을 풀며 이리 가라, 저리 넘으라고 이야기 했는데
통통이는 마치 알아들은 듯이 움직여주더군요.
오래 같이 살다 보니 슬슬 말이 통합니다. 

꺾인 옥수숫대에서 다섯 자루를 수확했습니다.
진딧물이 많았던 복숭아나무 근처는 수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여
알이 듬성듬성 맺혔습니다.
튼실하게 들어찬 알을 보니 감개가 무량했습니다. 

바람을 정면으로 받은 남쪽 지붕은
처마의 갈대가 다 빠져 달랑댑니다.
이것도 예상했던 일이지요.
저는 천장이 통째로 날아가지 않을까...걱정했었습니다. 

가을 농사에 쓸 비료 재료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옥수수는 한 알에서 600배 이상의 수확이 나는 슈퍼농작물입니다.
봄에 젖은 수건에 한 알씩 올려놓으며 싹 틔울 때...
정말 옥수수가 열릴까?...의심을 했었는데
훌륭한 음식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뉴슈가가 없어서 설탕 두 큰술, 소금 한 큰술 넣고 물이 끓은 다음부터
넣고 40분 정도 삶았습니다.
제가 키운 옥수수라 그런지 정말 기쁜 맛이었습니다.

오후부터 바람이 좀 수그러들었습니다.
중부지방은 큰 피해 없이 지나간 것 같더군요.
전국에서 걱정해 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오늘의 뮤비...

John Baez-"Let It 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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