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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사진일기

비틀어도 봄은 옵니다

by Gomuband 2010. 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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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다 추워...

보름 만에 고무兄을 만났습니다.

- 안 추우세요?
- 왜? 춥냐?
- 밖이랑 별 차이가 없는 거 같은데요.
- 난로 안 땐다.
- 왜요?
- 지하실이니까!...추우면 이리 와라!
고무兄이 열풍기를 '약'으로 틀어 내 쪽으로 조금 돌려놓았습니다.
- ㅋ

70년대 초의
겨울.
자고 나면 머리맡의 자리끼와 걸레가 꽁꽁 얼었던 겨울.
내게 겨울은...
우리집 김장에 쓸 배추를 백 포기 넘게 싣고 온 야채가게 아저씨
빨랫줄에 널려 동태처럼 얼어버린 식구들의 내복
개천을 막아 만든
스케이트장 바닥에서 나던 이상한 고린내, 만국기와 오뎅국물
연탄난로의 연통을 감싸고 말리던 젖은 벙어리장갑에서 나던 김
연탄가스에 중독된 사람들을 실어가던 엠블런스의 사이렌
봄까지 녹지 않고 대문 앞에 서 있던 눈사람

한밤중에 굵은 체인을 친 자동차들이 달리며 내던 일정한 소음으로 기억됩니다.

올해...
오랜만에 조금 겨울 냄새가 난다는 고무兄 말씀.
옛 생각이 나셨는지...
턴테이블 앞에 옛 만화영화 주제가 LP가 꺼내져 있었습니다.



라디오 방송의 추억과 아차산

오래전에 고무兄은 주말마다 교통방송에서 기타 반주를 했다고 했습니다.
DJ는 잘 아시는 김광한님.
PD는 아래 사진의 허건영님.
오랫동안 못 뵌 게 마음에 걸려 명절 앞두고 찾아뵈었다는 말씀.
- 아차산 등산로의 두부집에 갔었어.
- 좋네요. 등산 마치고 두부도 드시고...
- 저렴하고 음식도 맛있고...특히 소주 이 천원!
- 좀 머네요. 아무리 싸고 맛있어도...



무단투기! 딱! 걸렸어!

오늘 정오.
본부로 출근하는 고무兄 옆으로 마을버스가 쪼르르 내려갔습니다.
버스가 지나가자마자 길가 연립주택에서 할머니 한 분이 나오더니
막 지나가는 버스를 쫓아가셨지요.
다행히 정류장에 탈 사람들이 많아 버스를 놓치시지는 않겠다~싶어
안심하고 걸음을 계속했답니다.
버스 뒤에 다다른 할머니가 갑자기 손에 들었던 검은 비닐봉지를
옆에 주차돼있던 승용차 밑으로 던지시더라는 겁니야.
너무 급하여 놓치신 거 아닌가~하고 생각했었는데
봉지가 가볍게 구르는 폼이...ㅋ...바로 쓰레기였던 겁니다.
아~이 할머니는 이런 식으로 생활쓰레기를 버리시는구나.
아직도 옛날 버릇을...

고무兄집 담 옆의 작은 공간에도 오가는 사람들이 버리는 쓰레기가 수북했었대요.
거의 다 아이들과 젊은이들이 먹고 버리는 과자, 담배, 캔커피 등의 포장지였지만
거기도 정기적으로 무단투기하는 쓰레기가 있었다고 해요.
언제 버리고 가는지 모르겠지만
검은 봉지에 든 갖가지....잡스런 쓰레기들...
아~언제나 노인들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쓰레기봉투를 나라에서 나눠줄까요?



또 다른 어글리들

고무兄네 집 뒷산...봉제산.
산에 오를 때마다...
산악회에서 홍보전단을 매어 놓았던 줄이 꼴 보기 싫어 아주 미칠 지경이라고 합니다.
함께 등산 가자는 홍보를 마쳤으면 자취를 없앴으면 좋겠습니다.
나무가 아프지 않을까요?
당신도 이렇게 비닐끈으로 꽁꽁 매어 놓으면 좋겠습니까?
어느 단체인지 다 알고 있다니 나무에 매어놓은 줄 다 치워주세요.
이번에도 줄 끊어서 아무 데나 버리면 모조리 찾아서 진짜로 고발한답니다.

그리고!
새로 조성한 봉제산 생태체험 공원에 산림 감시초소가 새로 생겼던데...
공원 나무에 붙여 놓은 청테이프 좀 떼어내세요.
무슨 표시를 하려고 붙였는지 모르지만
구분할 목적을 달성했으면 떼어야지 왜 할 일을 안 합니까?
제발~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가 똑같은 국민이 됩시다.



이것도 고무兄이 새로 발견한 쓰레기 더미.
봉투를 열어보면 누가 버린 건지 금방 나오지만...
투기자가 알아서 치울 때를 기다리기로 했답니다.
투기 장소는 봉제산 배드민턴장에서 스마일마트로 내려오는 길의 오른쪽 나뭇더미 옆.
나무를 베어 쌓아놓으니 쓰레기 엄폐장소로 이용하는군요.
ㅋ...정말 아름다운 분들입니다.
내용물에 배드민턴공이 없고 종이컵이 가득한 것으로 보아...
봉제산 정상 장기동호회 옆의 커피판매점이 의심스럽군요.
이것도 안 치우시면 바로 고발 들어갑니다.



양꼬치와 공부가주

겨울옷을 전달하러 잠실에 갔다가 맛진 저녁을 들고왔다는 고무兄.
일차로 공부가주에 청요리.
좀 비싼 집이어서 함께 한 초조침(건축전문낚시인)에게 미안했다고 하시는군요.
그런데!
미안하다면서 또 양고기 꼬치집으로 갔대요.
- 전에 먹어 본 거랑 너무 다르더라. 냄새가 안 나.
- 그래요? 저는 잘 몰라서...
- 여기도 좀 멀지만 다음엔 같이 가자.
- 여덟 시에 마치고 잠실까지 가면 언제 술 먹어요?
- ㅋ...꼬치집 따님이 참 예뻐...^^



장례식장의 주법

- 장례식장에선 건배를 하는 게 아니래요.
- 그래? 난 몰랐어. 만날 건배 했는데...
- ㅋㅋㅋ
오래전에 살던 동네(상계1동) 형님의 아버님이 돌아가셔서 상가에 다녀왔답니다.
오랜만에 삼십 년 전 분들과 함께 했다죠?
윗 사진은 고무兄과 함께 살았던 형님 두 분과 동네 형님이랍니다.
아래 사진은 고무兄을 칠 년 동안 키워주신 분이시고요.
낳아주신 정보다 길러주신 공이 훨씬 크고 감사하다고 고무兄이 말씀하셨습니다.
얼마 전에 살던 집과 동네를 비디오에 담아왔다고 하시던데...



선물과 뇌물

요새 고무兄의 녹음실엔 손님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도 일 년에 몇 번 함께 일하는 분이 있는데...
그 분이 과일선물을 하셨답니다.
선물은 고맙지만...
일과 관계된 사람끼리는 좀 껄쩍지근해서 당황했었다고 하더군요.
이미 사들고 오신 것 어쩔 수 없어 받긴 받았으니 이번에는 그냥 넘어가고...
혼자 다 먹을 수도 없으니 형님댁과 나눠서 먹겠다고 비닐봉지에 나눠 담더군요.



자전거에 바람을 넣다

고무兄이 봄을 향해 출격 준비를 했습니다.
본부 안쪽 창고에서 홀로 겨울을 난 맥키(자전거 이름)에 바람을 넣었답니다.
바람이 반쯤 빠져있어서 가득 넣어줬다는데...뒷바퀴가 수상하다고 하시네요.
음주자전거 단속한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끌고 가면 문제 없잖아요?



빙빙 돌아~

인터넷에서 물건을 사면 택배회사가 배송을 하지요.
그런데...
물류센터가 많지 않다 보니 무조건 모았다가 분류를 하는 모양입니다.
제가 주문한 물건이 서용산-안성-이천-강서로 빙빙 돌아서 옵니다.
다른 회사와 시스템을 통합하면 안 되는 것인지...
특송하는 분들은 거리에서 만나서 서로 물건을 바꾸시던데...



하여튼...
봄은 왔습니다.
화낼 일 만들지 마시고
책 많이 읽는 새해 되십시오.
새해 고~운 복 많이 지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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