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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사진일기

잘 도착했습니다

by Gomuband 2009.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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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 계세요?
- 방 청소 좀 했지요.
- 맘에 드세요?
- 편안합디다.
- 생각하시는 대로 꾸미며 지내실 수 있습니다.
  다음 주부턴 제가 이곳 생활에 대해 안내를 해드리겠습니다.
- 바쁘실 텐데...
- 상제께서 도와드리라는 명을 내리셨습니다.
  부모님은 뵈었나요?
- 네. 어제 제일 먼저 뵈었지요. 편안해 보이셔서 좋았습니다.
- 사람들이 새로 올 때마다 부모님들이 마중을 나오지요. 반가우셨겠네요.
-  네. 여기선 가족들이 같이 지내지 않나요?
- 같이 지내셔도 되지만, 꼭 같이 있지 않아도 마음으로 누구와도 연결할 수 있지요.
  각자 마음에 둔 곳에서 편히 지내는 편입니다.
  다음 주에 같이 사람들을 좀 만나볼까요?
  누굴 뵙고 싶으세요?
- 이순신 장군님을 뵙고 싶습니다.
- 전에 김 훈이란 작가가 소설을 쓴 이후로 장군님 뵙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었지요.
  요새는 좀 한가하실 겁니다.
  장군께선 평소엔 가거도에 가 계십니다.
- 가거도라...여기서 먼가요?
- 아닙니다. 생각만 하시면 됩니다.
  보고 싶다는 마음이 전해지면 바로 응답이 오고,
  지금 계신 곳에서 뵐 수 있습니다.
  물론 가서 뵐 수도 있지요.



- 그렇군요. 새벽 무렵에 누군가가 말을 걸어왔었습니다.
  꿈인 줄 알고 가만히 있었는데 너무 생생하더군요.
  그러지 않아도 청소하면서 기억을 더듬고 있었습니다. 
- 만남을 원하는 분 중엔 이승에서 못 뵌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천상에선 이승에서 벌어지는  일을 볼 수 있기 때문에 그분들은 노형을 알고 계신답니다.
  제가 누구였는지 알아볼까요?
  검은 뿔 테 안경 쓰신 분인가요?
- 네 맞습니다. 아주 잘 생기신 분이었습니다.
- 장준하 선생님이셨군요.
- 아! 그분...그분도 여기 계시나요?
- 때가 되지 않았거나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분들은 위로 오시게 되어 있지요.
- 아래로 간 사람들도 많습니까?
- 대부분의 사람이 아래로 갑니다.
  다시 태어나기 전까지 이승에서의 죄를 뉘우치면서 생활하지요.
  자신이 행한 일을 그대로 돌려받는 벌을 받고 있습니다.
- 그럼 이승에서 죄를 뉘우쳤어도 아래로 가게 됩니까?
- 뉘우친 것이 참작되긴 하지만,
  자신이 지은 업은 어떤 형태로든 되돌아오게 되어 있습니다.
  죄를 지은 만큼 아래에서 생활하다가 올라오게 되었습니다.
- 천상에서도 일을 합니까?
- 꼭 일을 하지 않아도 잘 지낼 수 있지만
  생전에 못했거나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하며 지내지요.
  노형이 올라오신 10일엔 많은 분이 모이셨더군요.
- 감사한 일입니다. 제가 그리 잘한 것도 없는데...
- 노형께서도 가끔 아래에 내려가서 업을 푸실 기회가 있을 겁니다.
  다음 생에 지은 업을 그대로 가져가지 않으려면
  가볍게 하시는 게 좋을 겁니다.
- 잘 알겠습니다.
- 주말이니 편히 쉬시고 월요일에 이순신 장군을 함께 뵙지요.
- 고맙습니다.



 이제 편히 쉬면서 지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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