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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사진일기

19462009

by Gomuband 2009.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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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정말 팔자에도 없었던 소설을 하나 쓰고 있는데
소설 제목을 "19462009"로 정했다.
물론 가제다.
오랫동안 긴 글을 쓰지 않아
머리가 꼬이고
문장이 뚝뚝 끊어지고
줄거리가 보잘 것 없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내 마음을 남겨놓지 않으면
분통이 터져 죽을 것 같다.
스무 개의 에피소드를 쓰는데
이제 겨우 두 편 썼다.
그것도 매일 고치다가 밤이 허옇게 샌다.

하느님...
제게 임시로라도 글재주를 내려주소서.
이번 글을 다 쓰고 나면 다시 반납해드리겠나이다.
절대로 글 써서 먹고살지 않을 것을 맹세 드리옵니다.
아멘...



뭐...전부터 알고 있던 거지만...
세상엔 참 말도 많다.
점점 변하는 게 있다면...
역사를 말하고
문화를 평하고
사람 사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보다
나를 내세우고
내 일을 자랑하고
내 생각을 말하고픈 사람들이 늘었다는 것 정도...

요새...
남의 이야기 잘 들어주는 사람은 여기저기 불려다닌다.
내 이야기하고 싶어 안달 난 사람들이 반기는 최고의 게스트!
잘 들어주는 사람!

잠시 말하기를 멈추고 남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자.
친근한 미소를 띄고 상대를 지긋이 바라보면 된다.
여태 못 보고
여태까지 못 느낀
정말 재미있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어려운 부탁을 하고 싶거든
상대가 지쳐서 쓰러질 때까지 그의 이야기를 들어줘 보아라.
나중에 부탁을 안 들어줘도...
그냥 돌아오면 그뿐이다.
모든 술자리는...
거의 다...
이야기 많이 한 사람들이 술값을 낸다.
들어준 사람에 대한 배려라고 할까?
하여튼 고맙다는 표시다.
잘 먹었다는 인사를 하고
전철 끊어지기 전에 돌아오면 된다.

이거 오늘 내가 무슨 이야기를 쓰고 있는거지?
...ㅋ



사람들은 살길 찾아 이리 뛰고 저리 뒤고 난리인데...
난 이리 편하게(?) 살고 있으니 죄스런 마음이 가득하다.
어제...
내가 살면서 정말 필요한 게 무언지 하나하나 꼽아봤다.
냄비 두 개...국과 밥은 해야지
수저 한 벌
칼 한 자루
밥공기 한 개
국그릇 한 개
가스버너 하나
여름옷 반팔 상의 두 벌, 반바지 두 벌
겨울옷 긴 팔 상의 두 벌, 청바지 두 벌
겨울 외투 한 벌
봄가을 잠바 한 벌
겨울 스타킹(요샌 집에 난방을 하지 않고 내복 대신 스타킹을 신고 산다) 두 벌
춘추 양복 한 벌
넥타이 한 개
양말 네 켤레
이불과 요 한 채
베개 한 개
수건 두 장
비누 한 장
칫솔 한 개
치약 하나
면도기 한 개
여름 슬리퍼 한 켤레
편안한 신발 두 켤레
빈 공책 한 권
볼펜 한 자루
담배 한 갑
라이터 한 개
휴대폰?....필요 없겠지 아마...
인심 써서 텐트 한 동
은박돗자리 하나...
석유등잔 하나
낚싯대 한 벌...가끔 단백질도 섭취해야 한다.

이불 때문에 부피가 커지긴 했지만...
다 모아봐도 손수레로 하나도 안되었다.
이동하고프면 자전거에 손수레를 매달고 어디든지 가면 된다.

물론 일하기 위한 도구나 장비들까지 다 포함하면 엄청난 양이 되겠지만...
이 정도면 집 살 필요도 없이 내가 좋은 곳에서
맑은 물 마시며
신선한 공기 쐬며 살 수 있다.

아니 겨우 이 정도 필요한데 그 악다구니 세상을 산다고?

여러분도 갑자기 삶에 지쳤다는 생각이 들면
보따리를 꾸려보시라.
어떤 사람은 배낭 하나 정도 밖에 안 될 것이다.
가벼울수록...
욕심이 적거나...
세상에 남은 미련이 미미하다는 증거겠지...

한 십 년 더 도시에 살아보고
편하게 떠나겠다.
친환경적으로
자전거에 손수레 매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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