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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사진일기

金兄...

by Gomuband 2009.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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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9일...
金兄...
마지막 가시는 길...같이 나가보자고 연락을 했거늘...
어찌 그리 무심하시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게 인심이지만...
오늘은 장례식날이 아니오?
그분이 金兄 인생을 그리 힘들게 했소?



넘지 말아야 할 선을 긋는 분은 누구 시며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는 분은 누구 신지요?
백성의 눈과 귀를 백방으로 가리고 막아도
밤에는 부엉이가 알려주고
낮에는 까치가 알려주더이다.
이제 부엉이와 까치도 다 없애시려오?



광고 면이 백지로 나오던 신문에
오늘 국민장에 모인 사람들이 응원광고를 실어주었던 때가 있었소.
한때, 야당지로 날카로운 필봉을 휘두르던 기자들도 있었소.
지금은 힘내라고 흔들던 팔 보기가 부끄러워 광화문 네거리를 지나지도 않는다오.



신문 한 장으로 하늘을 가지리 못함을 진작 알았을 텐데
이제 신문을 이어 하늘을 가리려 하니
노력은 가상하나
공이 헛되구려.
아직도 옳고 그른 것을 가리지 못한다면 세상에 남을 이유가 없겠구려.



영결식장에서 바른말을 한 민초는 어떻게 되었는지?
조선시대 같았으면 왕의 친국을 받고 벌써 거제로 보내졌겠지만
지금은 목에 칼이 들어와도 바른말은 해야 할 시대라오.
비행기가 떨어져 쥐도 새도 모르게 죽는 것보다
세상에 바른말 쌓고 사라짐이 옳을 것이오.



전대통령의 장례행렬이 지나는 길목.
잠깐이라도 광고판을 끄거나
중계방송으로 바꿨더라면...하는 아쉬움이 가득하였소.
사람이 많이 모인다 하니 노출 효과가 장대했겠지만...
아무리 배운 게 없어도
제 아비 장례식날 텔레비젼 광고 보는 자식은 없을 것이오.



우리나라의 가장 큰 미덕은 인지상정이오.
작은 나라에 이념과 세력을 가지고 덤벼든 무리가 많았어도
우린 잘 이겨내었소.
하지만...
스스로 분열을 조장하는 세력은 어쩔 수 없더이다.
자멸을 기다리거나
환골탈태하여 용서를 빌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누구에게나 보내는 마음은 같은 것이겠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이고
각자 위치가 다른지라
내놓고 통곡할 수도 없고...



활짝 웃는 서양 언니도 님을 배웅하는구려...
배려가 가상하오.



생전에 노대통령 때문에 집안이 망한 사람이 더 많았겠소?
아니면...
재산이 불고 집안이 흥한 사람이 더 많았겠소?



나는...
노대통령이 만든 제도에 덕 많이 보았소.
멀리 호남까지 오가며 잘 먹고 살았소.
태풍이 다가오는 바다도 잘 넘나들었소.
당신이 이야기한...
당신이 이루고자한...
개천에서 용 여러 마리 나타나기를 믿었소.
진실과 용기를 가지고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어른이 되라고
어린이들을 위해 애 많이 썼소.
당신이 내려오시자마자 남행 길이 끊긴 것이 섭섭했지만...
이제 생각하니 다행이구려...



당장은...
내가 잘나서 모든 것이 이루어진 것 같겠지만...
작은 목소리라도 숨기지 않는 풀뿌리 하나하나가 모여 잔디밭이 된 것이오.
남이 가꾼 잔디밭에서 쉬려거든...
살짝 디디는 겸허함도 필요하지 않겠소?



내가 보기에도 일흔을 훌쩍 넘기신 어르신이 옛 국회 앞 보도에 서 계십디다.
인파와 태양의 열기에 뒤로 혼절하시는 걸 사람들이 부축했소이다.
이 어르신도 당신들이 일컫는 빨갱이가 동원한 분이라고 생각이드오?



만장이 무기가 된다는 생각...
우린 꿈에도 생각지 않았지만...
항상 피해망상증에 걸린 사람들은
대나무가 죽창으로 보이고
소주병이 화염병으로 보이는 법이오.
옛날에...
육이오 전쟁때...
죽창 때문에 곤경을 치른 적이 있거든 과거사 규명하는 위원회에 진정서를 넣으시오.
그 위원회도 얼마 안 가 없어진다는 소문이 있지만...



시청앞까지 교통통제를 하고...
그 이후의 길에 대해서는 나 몰라라한 분은 도대체 누구 시오?
어떻게 사람이 표리부동할 수가 있소?
그것도 마지막 가는 길에...



청계광장을 만들어
그 광장에 모인 사람들에게 된통 당한 양반이 있다고 하던데...
광화문 광장을 만들고 나면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옛말에...
자기가 벌인 일...자기가 거둔다고 하였으니...



큰 일이 벌어지면...
건물마다 즐비하던 현수막이
당신이 가시는 날엔 하나도 없더이다.
현수막 걸면 세무조사 나올까 겁나시오?
평소에 제대로 했다면 두려울 것 하나도 없는 법이오.



그 두려움에 따르자면...
이 양반은 곧 문을 닫겠구려...



이제 6월 10일이외다.
저녁까지 일을 보고 시청앞으로 걸어가는 중이오.



청계천을 찾는 이들을 위해 버스로 담을 둘러 보호하는 배려가 가상하오.
기왕이면...
향기로운 음료도 준비하시지...



옛 국회 앞에서부터 몸싸움이 심하더이다.
광화문으로 밀고 나오려는 시민들과
이를 초기에 제지하려는 경찰들...
그러나...이를 어째...
지나는 사람들은 지나가야 쓰지 않겠소?



행사 막바지에 도착하니 광장이 사람의 물결로 넘치더이다.
행사가 미쳐 끝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광화문으로 올라가려는 함성이 경찰의 구령과 뒤섞이고...



행사를 마치고 사람들은 자연스레 광화문 쪽으로 모이더이다.
가끔 떨어지는 빗방울이 우산을 펴게 하고
경찰의 최루액을 우비로 막아야 한다는 우비장수 아주머니의 외침도 섞이고...



천지사방에 OUT이라는 글이 즐비하건만...
도대체 이 야구경기는 아웃이 몇 개가 되어야 퇴장이오?



사람들이 바른 생각을 하는 게 두렵다면...
자신도 바른 생각을 하면 해결이 되는 것이오.
노란색을 보면 노랗다고 이야기해야지...
어찌 빨갛다고 말씀하시오?



대한문 앞에는 두 분향소가 있더이다.
하나는 짓부숴진...
하나는 아직도 조문을 하는...



국민을 겁주려는 마음은 알고도 남음이 있소.
하지만...
이러다 정말 크게 다쳐서
분노의 물결이 일어나면 어찌할 것이오?
진압을 명하되...
시민을 존중하라는 말을 꼭 명령에 넣어야 할 것이오.
당신 동료가 휘두른 진압봉에 당신의 가족이 다칠 수도 있다오.



오늘도 사람들은 흩어지고 있소.
이 사람들이 그리 두렵소?
진정한 사과와...
진심어린 말 한마디가 천냥 빚을 갚고도 남소이다.



화난 시민과
화난 경찰이 만나면 이런 장면만 나오지 않겠소?
뒤에서 명령하는 사람은
이게 다 네 탓이야!....라고 말하면 그뿐이요?



세종로엔 이제 아무도 없소.
서로 수고했음을 치하하는 경찰들밖에...
작년과 달리...
경찰들의 말투가 거의 위협적으로 변한 게 아쉽구려.
강한 말투 듣기 좋아하는 사람 아무도 없소.

강한 지침은 강한 반대에 부딪히고
강한 반대는 또 다른 강한 지침을 낳을 것이오.
강한 방법으로 성공한 사례도 있다고 생각되겠지만...
결국 스러지는 법이오.
정도를 따르는 게 최선이오.



오늘도 광화문으로 들어오지 못한 차들이 욕봤구려...



이순신 장군님도 욕보셨오...
이 나라가 제대로 가고자 얼마나 애쓰는지...
다 보고 계시니 귀띔이라도 해주셨으면 좋으련만...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시민들...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경찰들...
모두 애 많이 쓰셨소이다.
다른 이의 생각을 지키려다 서로 다치면
서로 원망만 하게 될 것이니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오...

金兄...
다음엔 나랏일도 좀 생각하면서 사십시다.
건강히 지내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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