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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사진일기

문산천에 가다

by Gomuband 2008. 9.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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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잘 놀 계획을 세우는 동안 휙~하고 지나간다.
우리 언제 단풍놀이 한 번 가세...하고 전화를 끊으면
창 밖에는 눈발이 날리곤 했다.
날짜로 두 달이 채 못 되는 중부지방의 가을은
몸으로 느끼기엔 한 달 남짓한 것 같다.



새 일을 시작하는 친구들이 시간이 낫길래
가까운 낚시터를 찾았다.
우리는 수로에서 붕어낚시를 즐기기에
저수지나 유료낚시터에는 가지 않는다.

파주 월롱역을 지나서 문산 방면으로 조금 가다 보면
문산천이 다리 아래로 흐른다.
특별한 오염원이 없어서인지 항상 물이 맑다.
그렇다고 설악산 계곡 같지는 않지만...



어도가 잘 되어 있어서 새들이 고기가 오가는 길목을 노리고 있다.
다슬기, 참게, 붕어, 잉어, 쏘가리, 황복...
문산을 거쳐 임진강으로 흘러들기에 강을 타고 올라온
다양한 어종이 아롱다롱 살아간다.
사진에 보이는 세 마리 새도 다른 종류들이다.
낚시꾼이 자리를 비우면 새들이 가끔 날아들곤 한다.
혹시 피라미 같은 비선호 어종을 버려두었을까봐...



밤에 이 보 주변에는 참게 낚시꾼이 가득하다.
랜턴과 뜰채를 들고 참게를 주우러 나오는 분들도 있다.



공짜낚시터의 가장 큰 문제는 쓰레기일 것이다.
행락객과 낚시꾼이 함께 어우러지다 보니
모든 욕은 다 낚시꾼이 먹는다.

사실 낚시꾼들은 어지를 틈도 없다.
겨우 틈 내어 낚시와서
짧은 시간에 열심히 낚시하고 돌아가는 판에
밥 해먹을 시간도 없는데...
쓰레기를 가만히 보면 거의 낚시를 빙자한 행락객의 쓰레기다.
과자봉지와 인스탄트식품 봉지들이 대부분이니까...
낚시꾼이 버린 건 케미라이트 봉지, 지렁이통 정도다.
우리 자리 뒤에도 장마 후에 어지른 쓰레기가 너무 많아
낚시할 마음이 싹 달아나 버렸다.
다음엔 마대자루와 집게를 가져가서 청소를 좀 해야겠다.

돈을 지불해야만...
강력한 법으로 다스려야만...
악을 쓰고 화를 내야만...
제 정신으로 돌아오는 건가?

이젠 어떤 게 진짜고 어떤 게 가짜인지 알 때도 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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