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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여름이야기 1 - 새 녹음실로 이사와서...

by Gomuband 2005. 7.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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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선생님 사이트의 납량특집에 올린 글입니다*

먼저 사용하던 파출소 옆의 건물이 팔려버리고...
나는 가까운 곳에 녹음실을 새로 꾸몄다.
며칠간의 공사가 끝나고...
녹음실 앞의 호프에서 같은 건물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술이 몇 순배 돌고...
세상사는 이야기로 화제가 번져가는데...
500cc맥주잔을 채워 온 호프집 주인이
엉뚱한 말을 꺼냈다.

"혹시 동자 못보셨어요? 그 지하실에 동자있는데..."

'아닌 밤중에 왠 동자...'
겉으로는 허허...하며 웃음 짓고 들었지만...
먼저 건물에서의 경험 때문에 오금이 저려왔다.

"그 동자...어리니까...과자 주면서 인사하세요..."

'허...참!...이제 과자까지 사주면서 귀신과 사귀어야하다니...'
다들 '큰 일 났다...큰 일 났다...'하며 놀려댄다.
나는 '에이...'하며 웃어넘겼다.

5년이 흘렀다.
아직 동자가 남아있는지 어디로 갔는지 알 수가 없다.
아마 동자는 내가 더 무서웠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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