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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사진일기

20160121-生日

by Gomuband 2016. 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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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오후

해 질 녘을 사랑하는 나
운 좋게도 6시 전에 귀가했다.
아련함을 이어주는 오후의 라디오...

유일한 낙이었던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끝나고 나니 꿈에서 깬 듯 허전함만......

일 마치면
월수금은 기타 연습
화목토는 우쿨렐레 연습을 한다.
평생 지고 온 연습의 굴레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한 상태.
가끔 기타반 형님들과 막걸리 한잔 하는 게 유일한 일탈.

오늘은 57세의 첫날.
지겨우면서도 황홀했던 세상살이...
오래도 살았구나...ㅠㅠ

페북에 축하 글 올려주신 분들께 감사의 마음 받들어 올린다.
난 챙겨드리지도 못하는데...

생일이 시작된 어제 자정. 카톡으로 축하해준 아들에게
맛난 저녁을 사주기로 약속했다.

어쨌든 생일은 생일이다.

욕심의 끝엔 어떤 일이 있을까?

난 열심히 살아온 사람들이 누리는 멋진 성공과 빛나는 경제력에 
항상 힘찬 박수를 보내며 뜨거운 눈물을 흘린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뭔가를 이룬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기 때문이다.
페어플레이를 하면서 정상에 올랐다면
그대는 고귀한 보석이요
인류가 영원히 지녀야 할 덕목을 실천한 현인이다.

그런데
요샌 세상이 좀 이상하게 변해간다.
곳곳에서 쉰내가 풍긴다.
그래도 전엔
드러내지 않고 눈치껏 누리는 겸손한 모습이라도 있었는데
이젠 그마저 사라졌다.
나와 내 주변의 성공을 위해 다른 사람의 불편함을 모른 체하는 파렴치한이 사방에 넘친다.

잘 돼보고자, 잘 해보고자 하는 막연한 마음이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으나
공평히 주고받다 삶을 마치게 되는 순리를 아직도 모르는 이들에게는
잠시 솟았던 티 끝만 한 연민의 정도 절로 거두어진다.

모든 기회와 부를 움켜쥔 당신과 당신의 창조물
축배를 들 때마다 기억해야 한다.
당신을 돕고 스러져간 이들과
세상에 도전할 방법조차 배우지 못하고 벼랑 끝에 내몰린 젊은이들을.

도시락

집에서 손수 싸는 도시락과 사 먹는 도시락은 뭐가 다를까?
궁금하여
요새 대박을 낸 백 선생 표 도시락을 맛봤다.
음...
일리 있는 구성...

하지만 난
한 번 사 먹고
다시 내 도시락으로 돌아왔다.

영화가 없었다면
사람들은 꿈도 꾸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매일 퀭한 눈으로 자신의 이야기만 끝없이 지껄일 것 같다.
입안의 침이 말라 혀가 설 곳을 잃을 때까지...

존경심

난 식물도 사람과 똑같이 영혼과 감정을 가졌다고 믿는 사람이다.
그래서 가끔 이야기도 나눈다.
정확히 말하면
나눈다는 건 나 혼자만의 상상이고
내가 혼자 말하는 거지만...

실수로 떨어트린 잎에게 미안해서
화분에 꽂아줬다.
한 달이 넘었는데도 생생하게 잘 살아있다.
잎에서 뿌리가 나올지도 모르고
그 뿌리가 줄기를 올릴지도 모른다.

아침에 눈 뜰 때마다
난 탈 없이 살아있는 잎을 제일 먼저 보고
안도의 숨을 내쉰 다음
하루를 기쁘게 시작한다.

오늘도 잎과 함께 하루를 버텨내었음을 하느님께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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