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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사진일기

20141110 - 아쉬운 이름...채수영

by Gomuband 2014. 1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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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8군에서 하우스밴드를 하며 매달 전국의 미군부대를 옮겨 다니던 1979년.
동두천에 부킹 되어 악기와 살림 짐을 옮기느라 분주했던 5월 첫날 저녁.
밴드를 픽업하는 장소에서 멋진 모습의 기타 플레이어를 보게 되었다.

람보처럼 손수건을 동여맨 이마
민소매 티셔츠에 낡은 청바지
오른쪽 어깨에 케이스에 넣지 않은 일렉트릭 기타를 비스듬히 걸친 사나이.
바로 채수영이었다. (정말 멋있었다.)

8군 하우스밴드는 매일 미군부대 안의 클럽을 옮겨 다녔는데,
그 때만 해도 쟁쟁한 팀들이 8군에 남았던 때라
우리 팀이 일찍 끝나는 날엔 다른 클럽에 잠시 들러
다른 팀의 멋진 연주(에이탑밴드...형님들이 그립다...)를 듣곤 했다.
아쉽게도 당시엔 채수영씨의 팀을 보진 못했지만
하루 연주를 마치고 밴드가 픽업장소로 돌아오면
수영씨를 기다리는 팬들이 꽤 많다는 소문은 들었었다.

그 후...
우리나라에서 블루스 음악을 하는 지인들로부터
그가 홍콩에 갔다가 한국에 돌아와 블루스 클럽(이태원 져스트 블루스)을 열었다는 소식을 들었고,
7년 전쯤 지인들과 압구정동에 갔다가 이태원에서 옮긴 져스트블루스에 들러
처음으로 인사하고 옛 8군 하우스밴드 이야기를 잠시 나눈 게 전부이니
난 그리 가깝게 지낸 사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내게 부음을 전한 동생들과의 통화에서 소식을 들었으니까...)

연습을 많이 하여 잘 익은 소리를 내는(기타 치는 사람끼리만 알 수 있는...)
기타리스트 한 사람을 이제 다시는 볼 수 없고
어디서도 그의 기타 소리를 라이브로 들을 수 없게 되었다는 건
안타깝고도 무척 화나는 일이기에
아직도 황망함에 일이 손에 잡히질 않는다.

부디 편안한 곳에서
하고픈 음악
천천히
즐겁게
속 시원하게
하시기를 빌며
영전에 꽃 한 송이 올린다. 

EBS 공감 다시 보기

한국경제신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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