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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사진일기

20120504

by Gomuband 2012.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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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하는데 준철이 전화가 왔다.
내일 무슨 위원회가 열린다고 서울에 오란다.
분통이 터져도 그저 조용히 있다가 전학 가라고 이야기했건만
아이들이 만드는 복수 분위기에 부화뇌동하여 또 사고를 쳤단다.
내가 아이들이 그런 일을 벌일 것이라고 경고를 했는데
의리 어쩌고저쩌고 아빠에게 대들더니...
속 시원하게 싸움을 했다면 이해하겠는데...그것도 아니고...

아무리 내 자식이지만...
좀비들처럼 웹에서 낄낄대며 막말을 올린 것은
누가 봐도 근신하는 자의 자세로 볼 수 없다.
잘못한 건 잘못한 거다.
솔직히...
아이들 일에 끼어들어 일일이 꼬투리 잡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지도 않았다.
난 서울에 가지 않는다고 했다.
가봐야 내 성격에 아들을 죽도록 두들겨 팰 것이고, 신문에 날 일 만들 게 뻔했다.

딸이 울면서 전화했다.
아빠가 올라가지 않겠다는 말을 들었단다.
지은이는 의리파다.
나도 의리는 안다.
하지만 어떤 의리로 뭉치자는 것인가?
이번 일도 좀비들이 시작하고 멍청한 아들이 말려든 것인데...
좀비들의 의리에 뭉치자는 것인가?
가족이니까 뭉치자는 것인가?

난 지은 엄마가 좀비 동네로 간 것부터 맘에 들지 않았다.
내 인생은 좀비들과 만날 일도 없고 싸울 일도 없다.
난 좀비들을 경멸한다.
지은 엄마가 스스로 그 틈에 들어간 걸 이해할 수 없다.
그 틈에서 좀비들이 저지른 일에
발을 들여놓는다는 건 죽기보다 싫은 일이다.
이런 내용으로...
오래 통화했다.

좀비가 개입되지 않은 일이라면 벌써 서울에 있었을 것이다.
시위하다가 감옥에 갇혔다면 당연히 올라갔을 것이다.

지은이가 어버이날이라 편지를 썼단다.
지은이 많이 컸다.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정선생님께 조언을 구했더니
아무리 화나도 학교에 가는 게 좋겠다고 하신다.
학생부에서 정확하게 일을 처리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하신다.
...
지은 엄마에게 올라가겠다고 전화를 하니 애 이모랑 함께 가겠단다.
내가 와봐야 뻔하다는 이야기다.
그럼 당신 방식대로 하시구료...

내가 중3 땐 어떻게 살았던가?
상계동 숲 속에서 기타를 벗 삼아 살았지.
디퍼플을 듣고 소주를 마셨지.
일찍 머리가 커버렸지.

 

동물농장

삼일이 줄이 고추 모종까지 닫는지 몰랐다.
학교에 다녀오니 고춧잎을 물어뜯어 놓았다.
개줄을 짧게 매고 경고를 주었다.
옐로 카드!

병아리가 많이 자랐다.
뒹굴며 어미를 따라다니던 놈들이 이제 뛰어다닌다. 

잠실댁이 월선댁 근처에서 무리를 보호한다.
어제 제당 옆 풀을 베어놓았더니 그 자리에서 함께 쉰다.
장진사는 울음소리만 들린다.
이틀째 모습을 보지 못했다.
오늘 보니 닭 우리에 새 닭들이 들어와 있었다.

삼일이 줄이 짧은 것을 알고 통통이가 다가와 놀아준다.
천천히 동작하는 통통이를 보면 얘가 도를 닦나?...하는 생각도 든다.

 

오늘의 뮤비...

Jackson Browne - The Load Out / Stay
이상한 매력이 있는 곡.
듣고 나면 좀 슬픈 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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