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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사진일기

20120404

by Gomuband 2012.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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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녕이가 가져다준 '흑산'을 읽고 있다.
능내, 신지도, 흑산도...
내가 가 본 정약전의 흔적 때문인지
한 줄 한 줄 가까이 다가와 스민다.

이번 김 훈의 소설엔 '교접'이란 단어와
'매 맞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천주교를 믿었던 사람들 이야기라
수배와 체포, 심문과 죽임이 난무하고
곤장에 묻어나는 살점과 핏방울이 
잠머리에 든 눈꺼풀까지 튀긴다.

백성이 나라를 이루는 근간이라고 말은 번지르르하지만
조선이나 대한민국이나 백성을 수탈하지 않은 리더가 몇이나 있었나?
매를 대신 맞아주는 사람도 있던 시절.
천주교는 새 세상이 온다는 희망을 품게 했으리라.

오후에 5cm가량 자란 지네 한 마리 포획.
낮에 문턱과 창틀에 마툴키란 약을 마른 까닭인지
부엌에서 천천히 움직이는 걸 발견하고 사살했다.
마툴키는 솔벤트에 녹여져 있어서 냄새가 엄청나다.
일단 상황을 보고 벽을 둘러가며 바르기로.
약을 쳤어도 찝찝하여 모기장을 치고 잤다.

동물농장

섭섭이가 이제야 내가 누군지 알아챘다.
밥을 챙겨주고
가끔 간식거리도 주는 사람.
뒷문을 열면 쪼르르 달려와 컹컹 짖는다.
아직도 사람에게 안기려는 마음은 없다.

섭섭이는 순이가 묶인 것을 알기에
아슬아슬하게 가까이 가서 순이와 장난을 친다.
순이도 요새는 먹을 때만 빼고 아주 무섭게 대하지 않는다.
제 새끼는 아니지만 대충 인정해 주는 것 같다.
'나는 네 이모다...섭섭아!'

아침에 밥을 일찍 주니 견공들이 확실히 덜 짖는다.
뭔가 나타나서 짖는다는 핑계로 밥 시간이 늦음을
교묘히 불평하고 있었다는 게 드러났다.

이 친구가 지네를 잡아드셔야 하는데
요샌 뭐에 관심을 두는지 잘 모르겠다.
지네와 닭은 서로 좋아하는 사이인데
닭 뼈를 넣은 독을 묻어 지네를 유인하고
독 안에 갇힌 지네를 이 친구에게 먹여
상생의 경험을 시키는 게 좋을 것 같다.

암탉들은 알을 품는 것 같기도 하고
그냥 노는 것 같기도 하고...
한참 안 보이던 막내 암탉이 부스스한 모습으로 돌아오니
섭섭이가 바로 뒤를 쫓는다.
동물도 누가 가장 약한지 잘 알고 있다.

 

오늘의 뮤비...

"Sound of Music"
내가 평생 음악을 하게 만든 영화.
60년대 말 대한극장에서 사촌들과 함께 봤는데
아름다운 음악과 영화 배경이 된 오스트리아의 풍경은
아직도 나를 지탱하는 힘이 되고 있다.
'도레미 송' 2:22쯤에 '미친놈아!'라는 대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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