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늘의 사진일기

그동안...

by Gomuband 2010. 9. 16.
반응형

태풍이 지나가고...
'아저씨 차가 나무에 깔렸어요.'란 전화를 받고
뒷산을 넘어 공원주차장으로 가면서 무수히 떨어진 나뭇가지를 보았습니다.
비밀의 숲에 들어온 느낌.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
갑자기 무서워졌습니다.



바람 많이 받는 정상 부근의 나무들은 어지간히 시달림을 받은 듯합니다.



야외에서 센 바람을 여러 번 겪었지만 이렇게 가까운 곳에서 뿌리 뽑힌 나무를 본 적은 없습니다.



가지치기를 해주지 않은 나무들은 바람을 이기지 못할 겁니다.
그렇다면...대나무는?
바람에 쓰러지는 일이 거의 없을 것 같네요.



나무를 심지만 말고 숲을 가꿀 줄 아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제대로 산을 가꿀 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제 차 지붕으로 쓰러졌던 나무들이 베어져 있군요.



홍도로 가는 길
태풍이 지나간 길을 거슬러 남녘으로 향합니다.
배가 뜰 수 있을까?
걱정은 되지만...
내일 아침엔 홍도로 들어가야합니다.



대천휴게소에 차를 세우고 태안에 전화를 걸어 안부를 여쭸습니다.
선배는 만리포 가까운 곳에서 팬션과 카페를 하고 계십니다.
보일러실이 날아가고 밭에 있던 덩굴은 흔적도 없다고 하십니다.
하긴...
건물 벽이 찢길 정도였으니...



항상 하늘은 언제 그랬냐는 듯 시치미를 뚝 떼고 계십니다.



구름은 북쪽으로 차는 남쪽으로...
멀리 보이던 구름이 머리 위를 지나 북쪽으로 사라집니다.



어느새...압해도로 들어가는 다리가 보이네요.



압해도에서 발견한 우주인은 코걸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홍도에 가져갈 장비를 점검하고 목포로 나와 대양동에서 잤습니다.
일~찍 일어나 해가 채 오르지 않은 하늘을 즐깁니다.



새벽 달과 비행기.



홍도에 가는 쾌속선은 경유지에 댔을 때만 갑판에 나갈 수 있습니다.
흑산도를 지나면서 태풍 말미에 남은 구름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배 유리창 색 때문에 파랗게 나왔습니다.



바닷속 같은 사진이 담겼습니다.



뒤따라오는 태풍이 있다는데...
섬에 머무르는 구름 때문에 조금 불안해집니다.



홍도
가거도로 갈 때 지나쳤던 홍도를 드디어 밟았습니다.
선착장의 수산물 판매장엔 그늘이 없었습니다.
바람에 날아갈까 봐 미리 걷으셨다고 합니다.
해산물을 파시는 아주머니 몇 분이 좌판 위에 그늘막을 치고 계셨습니다.
악기를 손에 든 우리 일행이 한심스럽게 보이셨을 겁니다.
공연할 분위기가 전~혀! 아니었습니다.



하늘에선 볕이 화살처럼 쏟아집니다.
머리가 타버릴 것 같습니다.

아무리 상황이 안 좋다해도...
연인들은 어디에서나 아름답습니다.



성호가 아는 횟집 간판은 어디론가 날아가 버렸습니다.

수조에 고기가 몇 마리밖에 없습니다.
배를 못 띄우니 당연한 일입니다.



옆 횟집은 바위가 굴러내려와 지붕이 폭삭 무너졌습니다.
사람이 안 다친 것만도 천만다행입니다.
많이 부서진 집이 다섯 채라고 합니다.
섬 어디서나 부서진 잔해들을 치우는 일손이 분주합니다.
공연단이 아니라 수리지원단이 와야 할 것 같았습니다.
우린 공연을 포기하고 다시 목포로 향했습니다.
깜박 잊고 배에 놓고 내렸던 장비를 흑산도 선창에서 찾아가지고 왔습니다.



에데크
'에데크'는 목포의 주점 이름입니다.
에브리 데이 크리스마스의 줄임말이지요.
주인 양반은 시인 유종화님의 제자입니다.
저도 유종화님의 노래들을 좋아합니다.
특히...'전라도길'을 무지 좋아합니다.
제자사장은 노래 할 때마다 하얀 고무장화로 갈아신습니다.
흰 고무장화는 그에게 힘을 주는 모양입니다.
제가 '백장화'라는 호를 내려주었습니다.
그와 함께 술을 마시면 자꾸 안주를 갖다주는 나쁜 버릇이 있습니다.



인도의 느린 미학을 한국에 실현하고픈 가수 박 양희 님입니다.
무안 월선리에 살고 계시지요.
나지막이 불러주신 고운 노래 잘 들었습니다.
CD 감사해요...^^



월선리
에데크에서 나와 하당 광나이트 앞 주차장에서 성호와 함께 잤습니다.
주차장에서 잤다는 말은 차 안에서 잤다는 뜻입니다.
김 성호는 압해도에 사는 목포 토박이 전업 작가입니다.
시인이지요.
새벽에 월선리로 낚시 들어가려다 늦잠을 자고 말았습니다.
대양동 들려서 씻고 무안 월선리 뒷저수지로 갔습니다.
월선리에는 제 개인저수지(?)가 있습니다...^^

가을아침 하늘을 지르는 비행운이 참 아름답습니다.
장부다리 근처에서 백반으로 식사하고 월선리로 들어갔습니다.
물이 가득하여 입질이 시원치 않습니다.
맡겨 놓은 붕어 한 수 했습니다.



아는 분들이 월선리에 집을 짓고 있습니다.
호숫가 바로 앞에 있어서 앞으로 저만 살판났습니다.

월선리는 예술인촌이라 곳곳에 한옥이 많습니다.
김 대호 님 다실에서 한동안 머물렀습니다.
차에 대한 이야기 들으면서 맛진 차도 마시고...
대호님...고맙습니다...^^



정자 마루를 다시 칠해야 하는데...



월선리 분들은 농사일이 바쁘셔서 짬이 없으신 모양입니다.



한옥의 생김새도 짓는 이의 성격만큼 다양합니다.
이 집은 맞배지붕이 멋스럽습니다.



토종 선인장이라네요.(대호님 말씀)



흙벽돌로 지은 다실인데...겨울에 춥다고 하시네요.
흙집은 다 따뜻한 줄 알았는데...

목포로 들어가 막걸리 한 잔 하기로 하고 월선리를 뒤로 했습니다.
기독병원에 문상 갔다가  대양동 주유소 옆에서 잤습니다.

배밭을 찾다!
다시 압해도로 들어갔습니다.
선배 형이 알려주신
'면사무소에서 선착장으로 가다가 오백 미터 내에 있는 대나무숲 뒤편 배밭'은
도저히 찾을 수 없어서 요양원 옆 저수지를 본 김에 대를 담갔습니다.
떡밥엔 입질이 없고 지렁이 한 마리에 붕어 한 마리씩 올라옵니다.



혹시 면사무소가 아니고 군청 공사장이 아닌가 싶어
그리로 갔더니 아주 쉽게 '대밭 뒤 배밭'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농사를 놓은 지 한참 되어 아까운 배나무들이 멍~하니 서 있었습니다.

몽탄역에 성호를 내려주고 함평으로 왔습니다.
함평엔 고슴도치 산하가 있지요.
삼겹살에 소주 한잔 찌끄리고 푹 잤습니다.
내일 버스 타고 서울로 갈 생각입니다.



다시 남행...
공연 준비 하러 잠깐 서울에 왔다가 다시 내려갑니다.
시동이 잘 걸리지 않는 차를 목포에 맡겨두고 왔기에 버스를 타고 내려갑니다.
기술자 옆에서 삼 일을 지새운 차는 확실히 수리가 되어 있었습니다.
올해는 공연사례 받은 돈으로 모두 차 수리를 했습니다.
지방에 한 번 내려갈 때마다 한 곳씩 문제를 일으켰으니까요.
이제 더 고장 날 게 거의 없는 차로 변모했습니다.



고속버스는 언제 타도 즐거운 독서실입니다.
애연가에게 휴게소라는 즐거움도 주십니다.



이번 태풍은 순조롭게 지나가신 모양입니다.
하늘에 예쁜 선물을 주고 가셨습니다.



공연장인 목포문화예술회관에 왔습니다.
작년에 산하가 결혼식을 올린 곳입니다.
제가 주례를 선 곳이기도 하죠.



네 시 공연이라 일찍부터 리허설을 했습니다.
저는 한 곡만 함께 하기에 큰 부담이 없습니다.
공연 마치고 목포의 인연들과 뒤풀이를 했습니다.
오늘도 에데크에 들렸다가 예술회관 주차장에서 아주 푹~잤습니다.
빗소리를 자장가 삼아...



아침에 함평에 올라갔다가 광주로 갔습니다.
광주엔 인연이 남다른 고운 님들이 살고 계십니다.
담양의 광주호에서 고운 오후 시간을 보내면서 낚시를 했습니다.
해 질 녘에 광주로 돌아와 서울로 올라가려는데 목포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서울로 가기 싫었는데 잘 되었다....싶었습니다.

무안 일로의 저수지 촌닭 백숙집에 차를 세우고 음주모드로 들어갔습니다.
대양동에서 편안히 잤습니다.



대양동은 목포 서해안 고속도로 입구에 있는 마을입니다.
농가와 아파트가 섞인 재미있는 곳입니다.
지인은 아이들을 서울로 유학 보내고 텃밭 넓은 집에서
알콩달콩 살고 있습니다.



지인은 만화가가 되려던 꿈을 접고 시인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다른 직업을 가지고 열심히 밥벌이를 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만화가로 돌아갈 것입니다.



발목을 다친 고양이 새끼가 오늘은 계단을 오르는군요.
다행입니다.



마당에선 개와 고양이가 사이 좋게 살아갑니다.



새끼가 이렇게 컸는데도 어미는 계속 젖을 물립니다.
제 몸이 가늘게 말라가도...



장독 위 소반에 얹힌 바다를 떠나온 소라는 파란 하늘도 바다라고 믿고 있습니다.



장독을 보고 가을을 떠올리는 건 저 만의 생각일까요?



장독에 담긴 물 위엔 대 잎도 떨어지고 구름도 떨어져 있습니다.



양파가 잘 익는 땅에서 살고 싶습니다.
무안...지도...해제...



다리가 놓여 배가 들고나지 않는 압해도 구 선착장에서 낚시를 했습니다.
바다낚시는 초보라 바닥만 훑어대니 꽃게가 자주 나옵니다.

작은 우럭 한 마리
삐드락(감성돔)새끼 세 마리
꽃게 세 마리
망둥이 (남녘 이름 운저리) 열 마리
세꼬시와 매운탕으로 지상에서 사라짐.

몽탄은 영산강 옆에 있는 마을입니다.
이름이 고와 충주의 삼탄 같은 모습을 상상했는데
역사 속에 왕건 군대가 강을 건넌 개울로 기록되어있다고 하더군요.
몽탄역에서 밤을 지새웁니다. 



새벽...
서울로 방향을 잡습니다.
금세 다시 내려갈 것이지만
아직 정리할 게 많네요...^^

반응형

'오늘의 사진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넉넉한 한가위 되세요...^^  (4) 2010.09.20
잘 지내고 있습니다 ^^  (0) 2010.09.09
하느님, 화나셨죠?  (8) 2010.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