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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기타 치는 사람, 기타 만드는 사람, 기타 파는 사람

by Gomuband 2008.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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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트기타 형제들

자~오늘은 제가 가지고 있는 기타 이야기를 조금 해보겠습니다.
사진에 있는 기타들은 모두 한 회사의 상표를 달고 있습니다.
자랑스러운 우리나라 기타브랜드...'콜트(Cort)'

왼쪽부터 가격 순으로...
AJ-870  저렴한 초급용 포크 기타
EARTH MINI 여행자나 어린이를 위한 미니 포크 기타
AC-15 연습용으로 충분한 클래식 기타
CEC-1 픽업이 달린 슬림 나일론줄 포크 기타
SJ-B-CE 픽업 달린 어코스틱 베이스 기타
EARTH CUSTOM 픽업포함 100만원이 넘는 고급(?) 수제 포크 기타
아! 또 한 대,
콜트에서 만든 Squier Telecaster도 있었는데 중고로 팔았네요.

전부터 우리나라 제품의 얼리어댑터(?...사실은 여유가 없어서)였던
저는 악기도 웬만하면 국산으로 사용하였지요.
고무밴드를 시작하던 2001년부터 콜트에서 신제품이 나오면
제일 먼저 낙원상가로 달려가서 무조건 사가지고 소리를 들어보곤햤습니다.
콜트는 예나 지금이나 세계 시장에서 호평받는 메이커였고
깔끔한 마무리가 비슷한 중저가 외국제품에 못지않았거든요.
일렉기타만 치던 귀로 통기타의 좋은 소리를 알아차리는 데는
좀 오래 걸렸고 수업료도 많이 냈습니다.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기타를 만드는 기타회사에서
아름답지 못한 소리가 들리더군요.
악기는 다른 공산품과 달라서
제작가의 마음이 심어져 있는 제품입니다.
곱지 않은 마음으로 만든 기타를
고운 음을 내기 위해 구입할 수 있을까요?



고마운 Kawasamy 기타(Dexter 기타)
고무밴드를 시작했을 땐 녹음용으로 쓸만한 기타가 없었지요.
궁리 끝에 우리나라의 여러 기타 제조사에 악기 협찬의사를 타진했었는데,
긴 말씀 없이 녹음용 기타와 공연용 기타를 협찬해 주신 곳이
바로 Kawasamy 기타(지금은 Dexter 기타)입니다.
앨범 'Hiking'의 모든 곡은 Kawasamy 기타로 녹음되었습니다.

왼쪽부터...
KC300-CEB-SN 픽업, 튜너 달린 공연용 기타
KC 85-N 녹음용 클래식 기타
KD800-N 녹음용 포크 기타

낙원상가 3층에 심포니악기라는 상호로 매장이 있고
Dexter라는 새 상표로 좋은 기타를 많이 내놓고 계시죠.
'Gomuband' 브랜드로 기타를 제작하자고 말씀드렸었는데
아쉽게도 아직 진행이 안 되고 있습니다.
 


기타를 만드시던 분들
세상이 어지럽게 돌아가다 보니...
연말이 되어도 따뜻한 선물은커녕 앞이 안 보이는 자리에서
한숨짓는 분들이 많습니다.
제가 좋아하던 기타 메이커가 사업장을 없애고
거기서 제 기타를 비롯하여 많은 기타를 만들던 분들이
거리로 나오신지가 꽤 되었더군요.

그동안 혹시... 혹시...하며...
좋게 해결되기를 바랐었는데...
잘 안 되는 모양입니다.
경영하시는 분이나 회사에서 일하시던 분들...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타메이커로 성장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땀방울 흘렸을까요?
그 땀방울 헛되지 않게 식구처럼 오래오래 함께 가셨어야하는데...

이런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손때 묻은 공장의 기계들은 다 남아있을 것이고
좋은 기술을 가진 분들도 그대로 계시니
기술을 가진 분끼리 모여서 회사를 만드시면 어떨까요?
물론 현재는 자본도 없고
전에 쓰던 기계를 회사로 부터 인수하는 방법도 쉽지 않겠지만...
천수만에서 농사짓는 분들도 철수하는 회사의 기계를 인수하여
농사를 계속 하고 있다고 들었거든요.

저의 작은 생각으로는 기타라는 악기시장이 결코 작지 않다고 봅니다.
지금까지는 인건비가 싼 나라로 기술이전을 하면서
우리 산업을 줄여가는 게 유행이었지만
이제 그 나라들도 다 인건비가 오르고 있습니다.
많은 업체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고 있고
점점 그 속도가 빨라질텐데...

기타제조에 축적된 기술은
반도체 만드는 기술과 비교할 수는 없어도
정말 귀중한 우리나라의 재산이지요.
지금까지 외형에 치중하여 악기를 만들었다면
이번에는 소리에 관점을 두고 제대로 된 기타제조 기술과
좋은 사용자층이 힘을 합하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발판이 생기지 않을까요?

많은 정상적인 일자리들이 없어지고
그 자리를 비정규직들이 메웁니다.  
능력이 비슷비슷한 사람들이 경쟁에서 밀리는 것은
나라에서도 어쩔 도리가 없지만
남이 안 가는 길을 굳게 지켜오신 분들에겐 희망이 있습니다.

모두 힘들다고 말씀하시는 2008년 12월.
정말 어렵고 화 많이 나시겠지만...
작은 행복도 크게 기뻐하시고
고운 일 많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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