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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디워'에 관한 소견

by Gomuband 2007. 9.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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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극장에 가지 못해 실망한 아들의 목멘 소리가 마음에 걸려...
피곤한 몸을 일으켜 대한극장으로 '디워'를 보러갔다.
50% 할인되는 1회차상영.
영화관 나들이가 알뜰하게 영화만 보게 되지 않는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아는 사실.
아침을 먹고가지 않아 햄버거도 먹고...물도 사고...점심도 먹고...

자...본론으로 들어가서...
'디워'의 한국상영이 거의 완료된 시점이었기에
가장 작은 상영관에서 상영한다는 이야기를 미리 매표소에서 해준다.
복합상영관에 익숙한 터라...얼마나 작으면 미리 이야기를 할까?...싶었는데
정말 화면이 작다.
좌석도 4석씩 두줄배열...
나중에 비디오로 볼걸...하는 생각이 다시 들었다.

영화의 줄거리는 괴물의 탄생을 설명하는 부분과 부활...대결...귀결로 이어진다.
항상 그렇듯이...
이야기가 탄탄한 느낌이 부족하다.
심감독이 좋아하는 부분이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이 느껴진다.
넘어가고...

중반까지 영화가 상영 되었을 즈음...
갑자기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라는 소설이 생각났다.
다른 영화의 좋았던 부분을 재현한 느낌...
그러나 어쩌랴...
사진 찍는 카메라도 외국에서 온 물건인 것을...
따라가기도 바쁜 현실 아닌가?
이것도 넘어가고...

많은 요새 영화들이 그래픽을 통해 많은 부분을 해결한다.
'디워'의 그래픽...열심히 만들었다.
그래픽을 보다가 또 '반지의 제왕'이 생각났다.

오래 전...
나는 영화에 출연하는 아는 동생들의 소개로 주먹 쓰는 영화의
음악감독으로 잇뽕(데뷔)했다.
주먹영화 몇 편, 아동영화 몇 편...
내 비디오카메라로 러시를 찍어서 프레임수를 맞춘 현대식 방법으로
음악을 만들어 가곤했다.
컴퓨터음악을 하고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지만...
그 때만 해도 CD를 가져가서 적당히 붙이는 음악감독들도 많았다.
요새는 그런 일 없겠지...

그리고...심감독의 영구아트 영화에도 음악을 몇 편 만들어 붙였었다.
심감독도 힘들고 나도 힘들 때였다.
여의도의 돌코작업실에서 음악을 넣곤 했다.
어려운 작업을 꾸준히 하는 심감독에게서 의지가 굳은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이후...
'용가리'가 나왔을 때...
기쁜 마음으로 세종문화회관에 가서 보았다.
일취월장!
그는 많이 노력하고 있었다.
헐리우드 영화에 중독된 사람들은 코웃음을 쳤지만...

'이무기'라는 영화를 기획하고 있다는 소문을 듣고...
난 화들짝 놀랐다.
나도 그 때, '파로왕'이라는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내 이야기와 비슷한 부분은 없었다.

한동안 제작에 고생이 되는지 '이무기'소식이 뜸하다가...
드디어 '디워'라는 이름으로 우리 곁에 돌아왔다.
영화가 우리나라에서 개봉되자...
뭐 그리 말이 많은지...
참참참....
심감독은 스필버그가 아니다.
훌륭한 코미디언이고...
자신의 영화를 만들고 싶어서 바닥부터 몸으로 공부한 사람이다.
그를 비난하기보다...
그에게서 뭐를 바라는지 자신에게 먼저 물어봐야하지않을까?

우리나라에서 세계에 이름을 알린 이들을 가만히 되짚어보면...
정규적인 코스하고 생각 되는...
올림픽과 세계대회에서 입상한 운동선수
어려서부터 열심히 연습한 클래식음악가
등등...
은메달리스트를 기억하지 않는 못된 풍토는 떠올리기도 싫고...

비정규적인 코스라고 생각 되는...
심감독을 비롯한 영화인
말 할 필요 없는 백남준
일이 이상하게 되어 버린 황우석 박사
등등...
의외로 평소에 우리 사회에서 관심조차 두지 않았던 사람들이
크게 치고 올라온 것을 많이 보게 된다.
절치부심...와신상담하며 오랜 세월을 견뎌내고
한 걸음 더, 한 걸음 더...
나아간 결과가 아니었을까?

그런데 참 신기한 것은...
본인은 세계에 내놓을 업적도 없으면서
기를 쓰고 자신의 일을 세계 정상으로 끌어올리려는 사람들을
못 잡아먹어서 난리라는 것이다.
그게 끼리끼리 해먹는 사회분위기의 반영인지...
밥그릇 싸움인지...자세히는 모르겠으나...
오죽하면 외국에서 먼저 알리고 우리나라에 들어와 큰 소리를
쳐야한다는 웃기는 작전까지 짜는 일이 있겠는가?

너무나들 잘난 사람들이 많은 우리나라이기에...
일찍부터 외국에 많이 내보냈어야하는데...
박정권은 대원군 뺨치는 정책으로 사람들을 가두었으니...
이 나라 사람들이 우물안 개구리가 되어버린 것이
하나도 이상하지 않은 일이지...

한 나라의 수장을 뽑는 선거가 멀리있지않아도...
남의 허리밑 이야기에 열을 올리는 세태.
당신의 허리 밑은 그렇게 깨끗하신가?
대통령은 누가 되어도 그만...
나만 대변해주면 되니까...
기득권층만 대변해 주면 되니까...
이런 식으로 나라를 이끌어갈 것인가?
이제...
누구에게 희망을 걸 것인가?

근 20년을 공부했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이라면...
학위가 아깝지 않게 자신을 돌아봐야할 것이야...
남이 애써 만든 작품...입에 올리기는 쉽지...
한 번 만들어 보라고...'디워'같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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