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무현 대통령님께 드리는 편지 1

노 무현 대통령님 안녕 하신지요?
봄이 활짝 익더니 어느새 여름내음으로 우리를 끌어갑니다.
행사가 많은 철이라 쉴 틈이 없으셨던 것으로 생각됩니다만...
좋은 계절에 가족과 소풍이라도 다녀오셨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기타연주를 업으로 하는 김 영주입니다.
기타연주곡을 만들고, 그 곡들을 들려드리기위해
우리나라 곳곳의 작은 학교와 그늘진 곳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커다란 콘서트와 방송이라는 좋은 기회가 있지만...
그 자리에 오시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
그 분들을 뵈러 갑니다.

지난 주 토요일.
태안의 작은 초등학교 숲속음악회를 다녀오면서...
한 가지 다짐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개인적인 다짐은 아니구요.
음악 하는 생활을 접기 전에...
우리나라의 동요와 가곡을 자세한 작가소개도 곁들여서
어린이들이 편하게 들어볼 수 있는 무료 웹사이트를 만들어야겠다는 꿈이지요.

현재 우리나라의 동요는
'풀잎동요마을'이란 웹사이트에서 거의 다 찾을 수 있습니다.
그 사이트는 동요를 사랑하는 의지 하나로 운영되는 개인 웹사이트입니다.
수 많은 동요와 가곡의 악보와 음악을 운영자께서 손수 정리하여 모든 이들에게
편리함을 드리고 있는 곳이지요.
항상 운영자께 존경스런 마음을 가지고 자료를 찾아본답니다.

자랑스런 '풀잎동요마을'이 있지만 제가 좀 더 욕심을 부리는 이유는...
어린이들에게 컴퓨터음악(미디음악)반주가 아닌 더 좋은 반주를 들려주고 싶고,
동요와 국내외 가곡 악보는 물론, 작곡 작사가 들의 정보까지
자세히 알려드리고 싶어서 입니다.

기존의 '풀잎동요마을'의 많은 반주는 운영자께서 직접 컴퓨터음악으로 만드신 것이랍니다.
물론 다른 편곡자와 작곡자께 양해를 얻어서 수록하신 것도 있겠지요.
제가 새로운 반주를 만들고 싶은 이유는...
무조건 컴퓨터음악이 좋지않다는 것이 아니고 가능하다면 실제로 연주한
좋은 음악을 들려주고 싶은 욕심 때문입니다.

외국의 예를 들게 되어 마음이 무겁지만...
몇몇 선진국에서는 이미 어린이들 음악교육에 디지털음악을 사용하지않습니다.
생명력 없는 디지털음악이 가져다주는 문제점들이 속속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지요.
디지털음악은 현대의 기술력을 뽐내며 곳곳에서 위력을 발하고 있지만...
연속성이 없는 디지털의 한계 때문에 음악과는 어쩔 수 없는 거리를 두고 있답니다.
당연히...
아날로그로 녹음한 음악도 컴퓨터로 들으려면 디지털로 바꾸어야 하지만
처음부터 디지털로 만들어진 음악과는 큰 차이가 나지요.
이것이 바로 우리가 연주회장에서 감동을 가지고 음악을 들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사회가 부담 해야하는 비용이 점점 커지는 복지국가로의 길에 서서...
심성이 고운 어린이를 길러내는 일이야말로 국가의 예산을 절약할 수 있는 길이 아닐까요?
저는...
좋은 음악을 듣고 부르고 연주해본 어린이가 많은 나라와
그렇지않은 어린이가 많은 나라의 국가경쟁력이 엄청난 차이가 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마흔이 넘어서 다시 악기를 배우고 음악을 연주하는 이유가 뭘까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다 해보지 못한 소중한 시간을 다시 가져보려는 마음이
가장 크겠지만...
그렇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모든 어린이들을 대학입시와 출세를 지상목표로
한꺼번에 몰고 간데 있지않을까요?
무조건 부모가 바라는 일을 시키려는 잘못된 시도는 결국...
커다란 오류를 가져올 것입니다.

쉬운 예로...
20년을 공부한 우리나라 신참외교관이 외국에 파견되어 업무 마친 시간에
외국의 동급 외교관들과 맥주 한 잔 편하게 나누는 클럽에 갔을 때...
공통화제가 되는 이야기에는 뭐가 있을까요?
보통 사람들이 처음 만나서 나누는 이야기와 별 다름이 없을 것입니다.
책, 음악, 미술, 영화, 연극,뉴스, 스포츠...
많은 화제가 문화로 이어질 것입니다.
고급스런 대화를 나누는 자리일 수록 문화이야기가 제일 먼저 나오겠지요?
그 자리에서 우리 신참외교관이 할 수 있는 문화이야기는 어느 수준일까요?
교과서에 나온 수준?
...
회담장과 공식모임이 아닌 자리에서 다른 화제를 가지고 나눈 교감이
외교관 사이의 정을 돈독하게 하고...
그 유대감이 우리나라에 유리한 정책을 통과시키도록 도울 수 있는 것이 아닐까요?

어릴 때부터 루브르박물관이나 자연사박물관을 보고 자란 어린이는 당연히
오페라나 연극, 연주회장도 부모와 함께 찾게 되었을 것이고 다양한 문화체험을
통한 넓은 가슴을 가지고 사회로 입문할 것입니다.
반면에...
우리나라의 어린이들은 어떨까요?
학원과 학교를 오가며 키워지는 그들의 가슴에 과연 따뜻한 인간완성에 대한
씨앗이 움트고 있을까요?

근래에 들어 다양한 문화체험과 시설이 기회를 제공하고 있지만,
우리 어린이들이 그런 곳에 참여할 기회는 점점 더 적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에 들어가는 비용 때문에 부모가 모두 직업을 가지고 일하다 보면
생활수단이었던 돈이 목적이 되어 가족사이에는 틈이 벌어지고,
가족해체가 된 가정의 어린이들은 조부모나 친지에 의해 거두어지게 됩니다.
자식 뒷바라지에 그 동안 고생하신 그 분들께 다시 짐을 지워드리는 것이지요.
그 지경에 이르면 그 어린이들은 학교에서 제공하는 교육 이외의 문화체험은
꿈도 못 꾸게 됩니다.
...
제 작은 소망은 학교교육에 충실할 수 밖에 없는 어린이들에게 제대로 된 음악을
들려주자는 것 하나 뿐입니다.
어린이들의 노래...
좋은 반주의 동요를 들려주자는 꿈...
결코 지나치지 않지요?

많은 교육적 웹사이트가 있지만...
실제 교육에 필요한 자료는 잘 정리 되어있지 않습니다.
우리가 찾을 수 있는 좋은 자료는 평생을 교육적, 개인적 필요성에
목말라 한 개인이 모아놓은 것이 더 많습니다.

이런 사이트들을 보완하고 국가의 재원을 투자하여 세계에 으뜸가는
음악교육정보사이트를 만드는 것은 어떨까요?
우리가 만들어 놓은 방송국악단과 시립, 국립 교향악단, 합창단의 연주로
동요를 연주하고 노래하여 남기면 어떨까요?
나라의 녹을 먹는 사람들에게도 역사에 남을만한 업적이 되지않을까요?

이제 앞으로 달려가는 발길을 잠시 멈추고...
우리 모두...어떤 일을 먼저 해야 하고 어떤 일을 나중에 해야 하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잠시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길을 닦아야 차가 다닐 수 있고, 자료가 정리 되어야
공부도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통령님께 드리는 제 소망...
우리나라의 음악과 외국의 음악을 작가의 소개와 함께 소개한 무료 웹사이트,
우리나라의 미술과 외국의 미술을 작가의 소개와 함께 총망라 해놓은 무료 웹사이트,
우리나라의 문학과 외국의 문학을 자세한 작가소개와 함께 수록한 무료 웹사이트...
연극과 영화를 소개한 무료 웹사이트 ...등을 꼭 만들어주세요.
이 무료 웹사이트는 우리 어린이들의 교육과 예술계에는 절실한 일이요,
우리 나라에 꼭 필요한 일이지요.
그리고...
공부하려는 의지만 가진 어린이와 가난한 예술가를 위해
꼭 무료사이트를 만들어주십시오.

저는 이 웹사이트의 구축이 대통령님께서 임기 중 이루신 일 중에 가장 큰 업적이
되어 우리 나라 역사에 길이 고운 이름으로 남으시기를 소망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커피 한 잔 드시며 청와대 뒷뜰을 잠시 산책하시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편안한 날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2007년 5월 29일

                                                                                              김 영주 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