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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사진일기

20130501

by Gomuband 2013. 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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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월이 물었습니다.
"바람날 준비가 되어있는가?"
"또 그 소린가?"
"뭐...개버릇 남 주나?"
"내가 좀 빡빡하게 해서 올해는 더 발광할지도 몰라."
짐 싸던 사월이 한마디 거들었습니다.
"그래도 바람 날 수 있는 가슴이 부러워."
오월이 턱수염을 쓰다듬었습니다.
난 가만히 부푸는 가슴을 내려다보았습니다.

 일월부터 봄이 오는 것을 감지하지만
살짝 스미는 냄새를 봄이라 말하기엔 이른 감이 있고요.
설날 지나 이월 중순이 넘어가면
봄을 감지한 색시의 분내가 바람에 실립니다.
삼월을 넘어서며 날이 본격적으로 풀리지만
시샘하는 바람에 일찍 쳐든 화냥기는 된서리를 맞습니다.
사월 내내 모래바람에 시달린 춘정은
쭈글쭈글 시들어 갑니다.

며칠 전에 뿌린 씨앗이 고개를 내밀었습니다.
작년엔 초짜가 너무 깊이 심어서 흙을 헤치고 나오기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여린 잎을 바라보고 있자니 마음이 울컥한 게
절로 막걸리병이 열립니다.
사랑하는 마음으로 물뿌리개를 드니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습니다.

 

오늘의 뮤비...

Edith Piaf - 'Non, Je Ne Regrette Ri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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