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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팬클럽

2007년 9월 18일 문국현 후보 '사람이 희망이다' 출판기념회

by Gomuband 2007. 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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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호프집에서 맥주를 나누고 있는데 TV에 이명박후보가 나왔다.
자연스럽게 아는 동생이 묻는다.
  "누가 될 것 같아요? 형님 생각에?"
 지체 없이...
   "이명박이 되겠지 뭐..."
라고 대답했다.
순간 앞자리에 앉으셨던 손님께서 아주 불쾌한 얼굴로 뒤를 돌아보며
나를 쏘아보곤 다시 TV를 보셨다.
 '아차! 술집에선 정치 얘기 말아야하는데...'
맞다! 술집에선 아무리 좋은 분위기라도 정치이야기를 해선 안 된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옆 사람이 들리게 정치이야기를 했다가는 종국에 멱살잡이를 면치 못할 것이다.

  기업체 사장이 대선에 출마한다고 했다.
어느 정치인이 휴지질이 나빠졌다고 비꼰 이야기가 들린다.
  '어휴...정말 별 말을 다하네...'
  '그 회사 것 안 쓰면 될거 아냐...쓰는 주제에...'
그냥 심드렁하니 지나갔다.
며칠 후에 다시 그 분에 대한 보도가 나온다.
삼성이나 현대가 아닌 유한킴벌리...
누구나 잘~아는 회사다.
크리넥스, 코텍스...
뽑아 쓰는 휴지의 대명사...크리넥스...
창립자이신 유일한 박사님의 높은 뜻을 잘 받든 회사라고만 알고 있다.
난 유한양행의 만병통치약(?) 안티푸라민과 감기약만 기억이 난다.
여태까지 누가 그 회사를 끌어왔는지 그 사람이 무슨 일을 했는지
아는 게 하나도 없었다.

  어젯밤...
우연히 문국현 후보 이야기를 읽었다.
  '으~응?'
  '이 양반 봐라...다르잖아...'
내가 평소에 술 마시고 하는 이야기를 이 분이 비슷하게 하고 있는 거다.
내가 포기했던 일들을 이 분은 꾸준히 하고 있었던 거다.
기업체 사장이라서 다 똑같은 X들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분은 다르다.
정말 다르다.

  밤을 하얗게 새면서 문 후보에 대한 기사를 찾아보았다.
보면 볼수록 신기한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에 이런 사람이 있었단 말인가?'
마침 내일 오후에 출판기념회가 있다고 한다.
가보자!
가서 보고 사람 냄새를 맡아보자!
가슴이 뛰었다.
오랜만에 흥분된 느낌을 맛본다.
마치 적군이 매복한 우리를 보지 못하고 다가오고 있는 듯한...
기쁘게 잠이 들었다.

  몇 시간 못자고 걸려온 전화들 때문에 일찍 일어났다.
  '행사를 어떻게 기획했을까?'
행사를 보면 주인공과 기획자의 능력을 알 수 있다.
이 부분에서 앞으로의 행보를 점칠 수 있다.
  '만약 썰렁한 자리라면 어떻게 하지?'
  '좀 수줍지만...내가 나가서 다 같이 노래라도 할까?'
  '뭘 할까?....'
  '음....'행복의 나라로'를 하자!'
난 통기타를 챙겨 가지고 여의도로 출발했다.

  비가 보슬보슬 내린다.
손님 오시기에 불편한 날씨다.
그래도 이 양반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올 것이다...라는 믿음으로 부지런히 갔다.
예상보다 일찍 도착!
안내데스크에서 방명록에 사인을 하고 명함을 넣었다.
  '이건 영원히 기억 될 기념이지...'
오잉?...출판기념회인데 책이 없다.
길이 밀려서 아직 도착하지 않았단다.
  '아...스텝들이 미숙하구나...'
새벽같이 준비를 했어야지...
적어도 행사 시작 한 시간 전에 문 후보가 사인을 하면서
손님이자 조용한 지지자들을 반갑게 맞이하는 시간을 가졌어야지...
오후에 다른 스케줄이 이어지던데...
이렇게 되면 모든 상황이 변수가 생긴다.
책에 사인 받으면서 선물로 가져간 고무밴드 CD를 드리려고 했는데...
아쉽지만...
행사 후를 기약하고 입장했다.

  무대에는 커다란 북들이 올려져 있었고
뭔가 공연이 준비된 느낌이 들었다.
기타를 들고 들어가니 나 보고 손병휘선생이냐고 묻는다.
아닌데용...
중간 자리에 앉았다.
리허설이 이어지고...
3시를 넘겼는데 영 시작하질 않는다.
이 것도 실수다.
첫 인상이 영 아닌 거다.
행사시간의 정확한 엄수야말로 손님을 배려하는 자세다.
시간은 돈과 바꿀 수 없는 아주 귀중한 것이니까...
처음이니까 봐주고 넘어갔다.

  짜잔...드디어 행사가 시작 된다.
  '자~무대로 등장하시나? 단상엔 의자도 없는데...'
뒷쪽에서 문 후보가 입장한다.
많은 사람들이 기립박수를 친다.
존경심은 있지만 아직 나라의 수반이 아니므로 그냥 앉아서 박수만 쳤다.
  '내가 좀 인색한가?....'
국민의례를 마치고 행사가 이어진다.
참, 국기에 대한 맹세가 바뀌었다.
나는 자랑스런 태극기 앞에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

  진짜 가수 손병휘님이 노래를 하고...
축사가 이어지고...
청년실업자모임의 세 분...
대기업과 특허권침해소송 중인 힘겨운 중소기업대표의 이야기가 이어지고...
왜 그런지...자꾸 눈물이 난다.
남몰래 살짝 훔쳐내도 자꾸 나온다.
잠깐 행사장을 빠져 나와서 책을 구입했다.
  '사인 받아야하는데...'

  드디어 문 후보가 단상에 올랐다.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나는 한 가지 생각만 했다.
  '내가 어떻게 저 양반을 도울 수 있을까?'
  '내 코도 석자가 빠져있는데...'
다시 '해오른 누리'라는 노래팀이 나오고
마지막엔 문 후보 부부가 함께 무대에 올라 '사노라면'을 함께 부르며 행사를 마쳤다.

  행사에 참석하신 분들과 악수를 나누며 문 후보를 감싼 행렬이 빠져나간다.
이럴 때는 살짝 우회작전을 써야 한다.
  '아~ 부인은 어디 계실까?'
출구에 서 계신 부인 박수애님께 고무밴드 CD를 드렸다.
악수를 나눴다.
따뜻한 누님 손 같은 느낌이다.
  '피곤하실 때 들으시고 잠 푹 주무세요....'
그냥 가려다 아쉬운 생각이 들어서 문 후보께 다가가 악수를 청했다.
가까이서 뵈었더니 큰 형님 같은 인자한 인상이다.
오랜 직장생활에서 저절로 몸에 밴 냄새 같은 게 풍긴다.
손이 따뜻하다.
  '그래...손이 따뜻해야 돼...그래야 악수 하는 사람들이 푸근해져....'

  안내데스크에서 책에 사인을 하며 인사를 나누는 차례가 되었다.
기다리는 줄이 너무 길어서 오늘은 포기...
다음에 받아도 되니까...
  '거봐 행사 전에 나눠서 했으면 좋잖아....여유롭게...'
이제 돌아가자. 오늘은 충분했어.

  누가 뭐라든...
사람은 만나보고 이야기를 나눠 봐야한다.
남들이 써놓은 카더라~하는 글을 읽고 그게 전부인양 생각하면 안 된다.
오늘의 만남...좋았다.
다음 행사 때 또 찾아가서 다른 면을 보고 오면 된다.
차츰 더 좋아지겠지...

  만에 하나...그가 대선도전에 실패하더라도...
우리는 오랜만에 좋은 사람을 얻었다는 큰 기쁨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가 건강하게 우리나라를 위해 할 일을 생각하고 있을 때...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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