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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팬클럽

잃어버린 자신감을 찾아서..

by Gomuband 2006. 1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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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던 때였습니다. 그날은 꼬박 밤을 새우는 야근날이었기에 오후 6시까지 출근하는 길이었죠. 좀 일찍 나가다가 종로3가에 내려서 칼국수를 먹을 심산이었습니다. 종로3가에 아주 허름하고 유명한, 제가 먹어본 가운데 가장 맛있는 칼국수를 파는 집이 있습니다. 멸치국물이 특히 맛있습니다. 게다가 국수를 더 달라면 값없이 주는데, 워낙 양이 많아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얼마 전에 갔더니 10년만의 가격 인상이라며 3500원을 받더군요.



수서역에서 탄 지하철이 양재역에 닿았을 때입니다. 어디선가 앳된 남자아이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안녕하세요. 잃어버린 자신감을 되찾기 위해서 나왔습니다." 밑도 끝도 없이, 키가 멀쑥하게 크고 더벅머리에 뿔테 안경을 쓴 그 남자아이가 말했습니다. 아마 고2나 고3쯤 됐을까, 아니면 재수생 정도? 하여튼 스무살이 채 안돼보이는 친구였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가 말을 이었습니다. "리코더를 한번 불겠습니다." 그리고는 품 속에서 리코더를 꺼냈습니다. 베이지색이 도는 흰색 리코더였습니다. 그리고 짧은 어떤 곡을 연주했습니다. 대중음악은 아니었고, 교과서에 있는 음악도 아니었습니다. 음악의 박자나 풍이 만화영화 주제가 같은 느낌이었는데, 어떤 음악인지는 끝내 알 수 없었습니다.



그 아이가 리코더로 그 음악을 다 연주할 때쯤, 지하철은 남부터미널 역에 닿았습니다. 남자아이는 곡을 마치고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남긴 채 지하철 문을 나가 번잡한 인파 속에 묻혀 버렸습니다. 몇몇 사람들이 지하철을 빠져나가는 그 아이의 등을 쳐다보며 박수를 쳐주었습니다.



길어야 2~3분만에 벌어진 일입니다. 나는 한동안 목을 길게 내빼고 그 아이가 어디로 사라지는지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그보다 더 오랫동안 그 아이가 왜 북적대는 지하철 안에 들어와서 자신이 잃어버린 자신감을 말하고 또 그걸 되찾기 위해 리코더를 불었는지 생각했습니다.



하루키의 소설에나 나옴직한 이런 일이 내 눈 앞에 벌어지자, 나는 무척 난감해졌습니다. 그 말이 가장 정확할 것입니다. 난감했습니다. 어떤 식으로도 해석이 불가능한 일 앞에서 나는 난감했습니다. 이건 명동 한복판에서 대가없이 껴안아준다는 Free Hugs 운동도 아니고 그 옛날 유행했던 람보놀이는 더더욱 아니었습니다.



지하철을 5호선으로 갈아타 광화문에 닿을 때까지, 나는 그 아이가 어떻게 자신감을 잃었으며 그걸 되찾기 위해 왜 지하철에 나왔는지, 그리고 그 표현으로 왜 리코더를 선택했고 왜 그런 알 수 없는 음악을 연주했는지 골똘히 생각했습니다. 결국 알아낼 수 없었습니다. 내가 알아낸 건, 너무 그 생각에 골몰한 나머지 종로3가에서 칼국수를 먹기로 했던 것을 까먹은 사실 뿐이었습니다.



생각해보면 나는 오랫동안 스스로 자신감이 넘친다고 생각해 왔으나, 사실 아닌 것 같습니다. 나는 자신감을 잃어버린지 오래이나, 그걸 드러내길 꺼렸을 따름입니다. 그것을 남들에게 드러내는 것은 나의 헌데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왔는지도 모릅니다.



그 남자아이가 벌인 작은 사건은, 결국 나의 잃어버린 자신감도 남에게 드러내고 공개적으로 되찾아야 한다는 교훈을 주었습니다. 무슨 이유로 그 지하철에서 리코더를 불렀는지 모를 그 남자아이에게 이곳을 통해서나마 고맙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친구 하나가 오랫동안 하던 일을 그만 두려고 합니다. 새로운 일을 찾는다는데, 그의 뒷모습이 무겁고 휘청대는 것만 같아 걱정스럽습니다. 오래 전부터 그는 자신감을 조금씩 잃어, 이제는 모두 소진한 것 같습니다. 그에게 <리코더 부는 소년>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습니다. 그도 부옇게 웃어줄 것 같습니다.







** 한 현우 님의 글이라고 하네요..
제가 아는  천사님 방에서 허락받고..옮겨 봤습니다.
..
몇 군데..소식을 전했는데, 공연이 취소 되었군요.
왜, 취소되었는지 그 누구도 말해주거나 알려주는 이 없으니..
혹여..
묻는이가 있거든..제 나름대로 설명을 해주어야 될 듯 합니다.

..
날씨도 추운데
썰렁한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ㅎ
..
지난 여름..어느 콘서트에 가서..사진이 금지되었음에도 양해를 구하고..
사진 촬영에..스케치 형식으로 취재를 해서 기사를 넘겼더니
높으신 분들..이 그러더군요.
이게 뭡니까? ..유명하지도 않은 연예인들 취재해서 뭘 어떻게 하자는 겁니까?

..
,,언젠가 나도 별이 될거야...라는 사진 있지요?
이 홈 어디에..ㅎㅎ
그런데 말입니다..지금은
연말 방송대상 후보자로 떠오를 만큼..너무나 유명해져 버린..개그맨,,(우먼)이
되었다는 거..
..

..
지난주에
저어기 남쪽으로 무작정 달려갔더랍니다.
너무나 보고싶은..천사님이 있어서요..
방문간호사로..독거노인들과 치매환자들의 친구가 되어주는 그 천사가
제게 선물했던 책에 이런말이 있던데..
..
쓸모없는 돌멩이 인줄 알고 버렸는데..나중에 알고보니
보석이었다..
..

나중에 나중에
..
돈이 안된다고..(짐작)..공연을 취소하게 만든이들..이
후회할 날 있을겁니다.
ㅎㅎ

근사한 전시관에서 전시판매 되고 있기는 하지만..
다른 작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힘든 여건에서 작업을 하는 저로서는
더더욱..불리한 조건들이 추가되길래..ㅎㅎ
..
언젠가는 내가 만든걸 갖게 되려면 ..한 달정도 기다리게 될거라고....ㅎㅎ
웃으면서 그렇게 말한 적이 있지요.

..
글이 길어졌네요.
어쨌거나 힘내시구요..
저어기 남쪽의 마음이 이쁜 천사님께서도 응원을 보낸답니다.
~~아자 아자 화이팅!! 이라고 전해드리라 하네요.
고무밴드님   음악을..
틈나는대로 전하고 있으니..
새해에는..
더 많은 출동준비를 하셔야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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