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추모2

추모소설 - 2.잔속의 달 이 짧은 세 편의 소설은... 제가 바랐던 그분의 소박한 모습을 상상하며 작년 6월에 쓴 글입니다. 지금은 온전하고 편안하게 웃고 계시기를 빌며 1주기까지 일주일에 한 편씩 올리겠습니다. 당신이 계신 동안 정말 행복했습니다. 2.잔 속의 달 뜸하게 오던 입질도 뚝 끊겼다. 캐미라이트도 반쯤 빛을 잃었다. 구름 뒤로 들어가 버린 달은 아예 나올 생각도 않고 있었다. 간간이 보이던 별들도 구름 뒤로 숨어버렸다. 산을 내려온 차고 무거운 공기는 수로를 메우고 있었다. 큰 물 같았으면 슬슬 대물들이 마실 다닐 시간이었지만 얕은 수로는 작은 찌올림도 아끼고 있었다. 현성이가 휴대폰을 열어 시간을 봤다. “옘병...4월에 밤낚시는...하여튼 머리 큰 애들은 이상해.” “떡밥이나 갈아줘라.” “니네 선배는 왜 안 오.. 2010. 5. 14.
편안하십시오... 이런 일이 생기려고 며칠 전부터 몇 년 동안 하지 않았던 청소를 했나 봅니다. 어제는 몸이 너무 아파 오랜 시간 잠을 잤지요. 그래도 해야 할 일은 마쳐야겠다는 생각에 한밤중에 몸을 일으켜 다시 치우기 시작했지요. 당신이 가시던 그 시간에 모든 작업이 끝났고 물청소까지 꼼꼼히 하고 집으로 올라갔습니다. 손님이 오시는 시간까지 여유가 있는 터라 바로 잠들지 않고 라면에 소주 한 병 곁들이며 영화를 보았죠. 우주에서 보는 지구의 문제를 다룬 영화였는데 보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저는 당신이 가신 것도 모르고 술잔을 기울였군요. 영전에 올려야 할 술잔을 미리 따라놓고 있었군요. 당신의 탄핵 때 치밀던 울화를 이제 겨우 가라앉혔는데... 그렇게 허망하게 가시면 어떡합니까? 당신의 죽음으로 이 나라의 국민이.. 2009. 5. 26.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