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614 - 휴업 111일째 - 냉정과 열정 사이에서
사람이 안 바뀌는 이유는 '난 별수 없어. 원래 그렇거든...' 이거랍니다.
겉으로는 강한 척 장군처럼, 여걸처럼 살아도
높지도 않은 디지털의 벽에 부딪혀서 허우적댑니다.
"이거 못 하면 천국에 못 갑니다!"라고 하느님이 말씀하셔도
계속 "난 안 돼요, 못 해요." 하면서 징징대실 건가요?
우물을 파야 물을 마시겠지요?
나이 많다고 포기하지 마세요.
안 늦었어요.
차근차근 공부합시다.
요새 재미난 실험을 하고 있어요.
오랫동안 글을 올리지 않던
페이스북과 트위터, 카카오 스토리, 인스타그램에 제 글을 계속 올려봤죠.
재미있는 결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SNS가 '관종들의 놀이터'로 전락한 지 오래되었다고는 하지만
제가 모르는 사람들의 글에 '좋아요'를 누르면 어떻게 되나 알고 싶었죠.
어떤 결과가 나왔을 것 같습니까?
저랑 일면식도 없는 외국 사용자들은 제가 '좋아요'를 누른 수보다는 적어도,
많은 분이 제 글에 똑같이 '좋아요'를 누르거나 '팔로우'를 했더군요.
우리 한국 사람은 어떻게 하셨을까요?
아주 적은 분들이 '좋아요'를 누르셨어요.
심지어 '친구'라고 돼 있는 분들도 모른 체 하시고...
ㅎㅎ... 이게 문화 차이일까요? 성격 차이일까요?
아니면 오빠야가 욕으로 도배한 일기를 올려서 그럴까요?
저는 일종의 예의에 대한 실험을 한 거에요.
주고 받음의 관계에 대한...
아이들도 자기에게 사탕 하나 준 친구는 꼭 기억했다가
다음에 과자 한 개 가져다 주잖아요?
외국인들은 제 글이 자국어도 아니고 한글이라 제목도 못 읽어요.
그런데도 전혀 예상 밖의 결과가 나오고 있단 말입니다.
님들은 어떤 분이 내 글에 '좋아요'를 누르시는지 매일 챙겨 보시나요?
아니면 그냥 배설 수준의 글을 올리고 누가 뭐라던 아무 상관도 안 하고 지나가시나요?
혹시라도 스타처럼 '관심받기'를 즐기고 계시는 건 아닌가요?
아니면 제가 헛짚었나요?
글 왜 올리세요?
넋두리? 관심을 받고 싶어서? 그냥?
이건 SNS에 발 담그고 있는 모든 사람의 문제예요.
조금 확대해서 보면...
사람을 대하는 태도 하나로 그 사람을 판단해버릴 수도 있을 것 같네요.
트위터를 필두로 한 소통의 실험은 너무 변질된 것 같아서 마음이 씁쓸합니다.
뭐... 저는 괜찮습니다.
어차피 대가를 바라고 실험한 것도 아니니까요.
이러다 두오모 성당도 못 가보고 죽는 거 아닌지 마음이 착잡해집니다.
밤나 성공회 뒤뜰에서 아쉬워하지 말고 세계 일주 겸 연주 여행 계획이나 짜 놔야겠어요..
코로나 때문에 힘든데 더 우울하게 해 드려서 죄송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