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사진일기
20200526 - 휴업 93일째
Gomuband
2020. 5. 26.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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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이 우리가 말하는 진짜 봄이지.
아침 저녁으로는 시원하고 낮에는 적당히 땀도 나고.
햇볕 쬐지 않고 집에만 있으니
밖에 나갈 때 다른 사람들보다
두터운 옷을 입고 나가는 게 문제라면 문제.
시골에서 지낼 때.
겨우내 잔뜩 배출한 연탄재를 처리할 방안을 고민하다가
텃밭을 만들어서 비료로 쓰기로 했어.
그래서
텃밭 만들기 책을 두 권을 주문해서 열공.
연탄재를 밭에 깔고 원래 있던 흙과 잘 섞어준 다음 농사 시작!
모종 조금 사고 씨도 틔우고.
겨울에 싹 난 감자를 깍두기 크기로 자르고
장작 때고 나온 재에 굴린 다음 심었더니 모두 잘 자라줬어.
매일 정성껏 물 주며 키웠더니 첫 농사 치고는 꽤 많이 나왔지.
닭들이 밟고 다녀서 피곤하긴 했지만...
고추 농사도 잘 돼서 태양초 고추가루를 만들어 봤어.
매일 젓가락으로 노린재를 잡아 준 것과
하느님이 병균 섞인 비를 내려주시지 않은 까닭인 거 같아.
있는 그대로 텃밭을 꾸렸지만 그래도 수확 욕심이 생겨서
농협에서 파는 시커먼 퇴비를 한 포대 얻어다 가끔 뿌려줬지.
쥴리가 매일 생산하는 개똥도 증산에 한 몫 했을 거야.
진짜 농사꾼처럼 처음에 밭 만들 때 퇴비를 흙과 섞어서 듬뿍 넣어주면
엄청난 결과가 나.
시장에 내다 팔 작물은 그렇게 키워야돼.
결론?
식물이 사람 보다 낫다.
내가 한만큼 정확히 베풀어 주니까.
예로부터 머리 검은 짐승은 돕지 않는다... 라고 했다.
은혜를 모르니까.
좀 찔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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