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330 - 휴업 36일째
내 인생에서는 은퇴란 게 없을 것 같아.
평생을 갖가지 공부에 취미에 장난감 모으기를 해왔고
지금도 계속 배우고 익히면서 하루하루 즐겁게 살고 있으니까.
무취미에 매일 같은 직장 다녔던 사람들보다 쬐끔 더 재미있어.
부러우면 당장 뭐라도 시작해봐.
괜히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거 있잖아.
단, 집에서 할 수 있는 게 좋아.
남들이 다 한다고 골프나 사이클링 같은 거 시작하면 곤란해.
골프가 안 좋다는 게 아니고 집에선 제대로 할 수 없잖아.
난 글 쓰는 거랑 사진 좋아해.
다른 것도 있어.
낚시, 자전거 타기, 여행, 책 읽기, 영화 보기, 맛있는 거 먹으러 가기
또 음... 여자들과 이야기 하기 (니들이 생각하는 연애가 아냐),
하도 하는 일이 많아서 매일 변변치 않게 먹고 입고 살지만
장난감은 꼬박꼬박 사들여.
뭐 하나 하려면 기본적으로 사야 하는 게 있고
없어도 되는데 자기 암시를 걸고 사들이는 것도 있잖아.
다른 건 이제 거의 안 사는데 카메라 렌즈는 가끔 사는 거 같아.
사진쟁이들이 좋아하는 M42렌즈.
렌즈에 대해서는 이 분이 잘 아셔.
나온 지 오래된 렌즈야.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생산되었으니까.
너무 쨍하게 사실적으로 나오는 디지털 냄새를 좀 줄이고 싶어서 옛날 렌즈 두 개 구했어.
6개월치 쌀값이 들었지만 왠지 마음이 뿌듯해.
앞으로 렌즈나 뜯어먹고 살아야지 뭐.
(나 죽거든 펜탁스 클럽에 중고로 올려서 화장터 비용으로 쓸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