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옆집 신축공사할 때.
우리 건물에 사는 몰상식한 어떤 분과 옆집 건축주가 맘을 모아
코딱지만한 우리 건물 마당에서 버티고 있던 나무를 베어냈어.
사진에 나온 반 토막 나무 옆엔 꽤 큰 은행나무가 있는데
윗부분 가지치기한 것도 모자라 그 나무도 잘라버리려고 하기에
내가 그랬지.
'공사하다가 우리 집 무너지면 어떡할래? 여기 지반이 약하니 맘대로 해봐.
이 나무가 지금 간신히 받히고 있는 거야.'
그동안 반 토막 난 나무가 불쌍해서 눈길을 주지 못하고 지나다녔는데
아니 이놈이 신통하게 새 순을 내밀었지 뭐야.
애썼다...나무야...정말 애썼어.
기다리던 6월 2일이 밝았어.
밤에 잠이 안 오기에 새벽까지 뒤척이다 다섯 시에 잤지.
일어나 보니 해가 중천에 올랐더군.
내 머리론 도저히 외울 수 없는 여섯 명의 후보들...
이름을 적은 종이를 챙겨 투표소로 갔어.
어? 젊은이들이 꽤 보이네.
음...심상치 않은데...
이번에 얼마나 빡시게 구라를 풀었으면
고향이 쩌그 남쪽인 우리 동네 김밥집 아주머니께서도
투표를 포기하고 있으시더라고...
이미 진 걸 뭐 하러 하느냐고 그러시는 거야.
역시 TV의 힘은 위대해.
그러니 바보상자라고 하지.
생전 무슨 공부를 하나...책을 읽나...
김밥 말아 코흘리개 아이들 키우면서도 아무 생각이 없으시니...
아주머니! 아줌마네 애들이 무상급식 혜택을 받으면
한 달에 좋은 책 열 권은 넉넉하게 살 수 있어욧!!!
6월 2일부터 8일까지 목인갤러리에선 강혜련님의 전시가 열리고 있어.
염색하면서 틈틈이 그린 초상화를 전시하는 거야.
작품이 별로 없다고 걱정하시기에 내가 아이디어를 드렸지.
'이번엔 혜련님을 전시하세요.'
액자에 염색한 천을 두르는 방법도 알려드리고...
가난한 예술가가 꼭 비싼 액자를 할 필요는 없는 거야.
여기선 이생진 선생님을 뵈었네.
그리운 성산포....아....성산포...
시간 나면 함 가봐...고운 마음이 기다리고 있어.
자~일장춘몽은 끝나고...
오늘은 자인제노에서 서기문님의 전시 오픈이 있는 날이야.
어제의 알콜 기운이 몸에 가득했지만
앰프까지 챙겨 메고 효자동 길을 걸어 올라갔지.
콩국수로 속을 달래고 자인제노 앞 골목에 앉아 손을 풀었지.
자전거 타고 나온 홍제동 친구들과 맛집 이야기도 하고...
서기문님은 '미술사 인물소환과 동행시리즈'라는 전시를 10일까지 하고 계셔.
재미있는 그림이 많으니 여기도 꼭 들려줬으면 좋겠어.
그동안 모두 수고 많았어.
마음 아픈 날도 있었고
애태운 시간도 있었고...
바란 걸 다 얻지 못했지만
이번에 얻은 건 이거 아닐까?
'할 수 있다고 믿으면 꼭 이뤄진다!'
말로만 애국애국하지 말고 실천을 해봐.
우리 국민이 가진 역량은 절대로 적지 않아.
누가 평소에 광장에 나가서 투쟁하라고 했니?
몇 년에 한번 오는 투표 때 찬찬히 살피고 투표하자는 것뿐이야.
그래...이해해...내게 닥치지 않은 일에 무관심할 수 있는 것도 사람이지...
끝으로 이번에 당선된 분들께 윗사진을 선물로 드리고 싶어.
'항상 여러분 곁에는 당신을 지켜보는 무서운 국민이 계십니다.'란 말씀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