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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Writing

손바닥 소설 - 새벽...3

by Gomuband 2016. 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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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의 밤은 언제나 추웠다.

잔뜩 구부린 허리를 그에게 바싹 붙이고 잠이 들곤 했다.

그는 항상 4시에 일어나 자기 침낭을 내게 덮어주고 텐트 밖으로 나갔다.

담배를 붙여 물고 커피물을 얹은 다음,

낚싯대가 제 자리에 있는지 둘러보고 원두를 갈아 커피를 내렸다.

내가 일어나지 않으면, 커피를 담은 보온병을 텐트 안에 밀어 넣고 물가로 갔다.


온갖 벌레가 달려드는 한여름만 빼고,

사시사철 바이크용 점프복을 입고 얇은 침낭 속에서 잤다.

올봄, 첫 밤낚시를 가던 날, 그는 얇은 다운 침낭을 '익스페디션'으로 바꿔주었다. 

한겨울 고산등반을 하지 않는 우리에게 전문가급 장비가 필요할까...생각도 했지만,

잠은 따뜻하게 자야 한다는 그의 말엔 동의했다.

모두 벗고 자는 건 확실히 기분 좋은 일이었다.

그는 내가 옷을 갈아입을 때마다 랜턴 불빛이 그린 내 몸의 실루엣을 천천히 보곤 했다.

 

 

- 계속 -

  

 

* '익스페디션' : 전문가급 동계용 슬리핑백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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